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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팅 순간 갤러리가 고함을…우승 놓친 골퍼가 보인 행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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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아메리카 투어 114 비자오픈 마지막 라운드 경기 퍼트 순간 소리 지른 갤러리(붉은 옷)와 프로 골퍼 브랜던 매슈스. [대회 트위터=연합뉴스]

라틴아메리카 투어 114 비자오픈 마지막 라운드 경기 퍼트 순간 소리 지른 갤러리(붉은 옷)와 프로 골퍼 브랜던 매슈스. [대회 트위터=연합뉴스]

골프에서 공을 치는 찰나는 늘 고요하다. 선수가 공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하기 때문이다. 작은 숨소리에도 승패가 갈리는 긴장된 순간이다.

지난 18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자키클럽에서 열린 라틴아메리카 투어 114 비자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퍼트 순간 갤러리가 터트린 고함에 우승의 향방이 결정됐다.

이날 경기는 메이저골프대회인 브리티시오픈 출전권을 두고 펼쳐졌다. 그만큼 경기는 치열했다.

마지막 라운드는 리카르도 셀리아(콜롬비아)와 브랜던 매슈스(미국)가 벌이는 2인 연장전으로 좁혀졌다.

기선은 셀리아가 잡았다. 셀리아는 9m 거리의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앞서 나갔다.

매슈스에게는 2.5m거리의 퍼트가 마지막 희망이었다. 성공하면 다음 연장전으로 승부를 끌고갈 수 있었기 때문에 퍼트 하나하나가 중요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매슈스가 퍼트를 위해 퍼터를 뒤로 빼는 순간 갤러리 중 한 사람이 소리를 질렀다.

깜짝 놀란 매슈스의 퍼트는 빗나갔다. 그렇게 우승은 셀리아에게 돌아갔고, 덩달아 브리티시오픈 출전권도 날아갔다.

아쉽게 끝난 경기였지만 뒷 이야기는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골프전문매체 골프채널에 따르면 경기가 끝난 뒤 실망한 매슈스에게 누군가 찾아왔다. 대회 관계자였다.

이 관계자는 상황을 설명하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퍼트할 때 소리를 지른 사람은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다. 다운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긴장할 때 소리를 지르는 등 감정 조절에 서투른 경우가 있다"며 이해를 구했다.

갤러리의 사연을 들은 매슈스는 흔쾌히 그를 만났다. 매슈스는 "절친의 여동생도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고, 지적장애인 센터에서 근무하신 어머니를 통해 그들을 잘 안다"며 갤러리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그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라틴아메리카 투어 114 비자오픈 마지막 라운드 경기 퍼트 순간 소리 지른 갤러리(붉은 옷)와 프로 골퍼 브랜던 매슈스. [대회 트위터=연합뉴스]

라틴아메리카 투어 114 비자오픈 마지막 라운드 경기 퍼트 순간 소리 지른 갤러리(붉은 옷)와 프로 골퍼 브랜던 매슈스. [대회 트위터=연합뉴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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