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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광주 떠올리게 하는 2019년 홍콩 ‘이 한 장의 사진’

중앙일보

입력

홍콩의 한 시위대가 18일 농성중이던 이공대에 진입한 경찰을 피해 달아나자 경찰이 곤봉으로 가격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홍콩의 한 시위대가 18일 농성중이던 이공대에 진입한 경찰을 피해 달아나자 경찰이 곤봉으로 가격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잊은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18일 홍콩에서 들어온 한 장의 사진은 40년 전의 기억을 또렷하게 되살렸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많은 사람이 이 사진을 보고 똑같은 기억을 떠올렸다.

[서소문사진관]

사진은 이날 반중 시위가 벌어지는 홍콩 이공대 현장에서 촬영한 것이다.
교내로 진입한 경찰을 피해 학교 밖으로 피하려는 한 시위대를 경찰이 곤봉으로 후려치는 모습이다.
그런데 경찰의 이 폭력적 동작이 다 나은 줄 알았던 생채기를 헤집었다.

1980년 5월 19일 광주 금남로에서 계엄군이 시민 박남규씨를 곤봉으로 때리고 있다. [사진 나경택 전남매일 기자]

1980년 5월 19일 광주 금남로에서 계엄군이 시민 박남규씨를 곤봉으로 때리고 있다. [사진 나경택 전남매일 기자]

우리는 모두 이 사진을 기억한다.
'광주의 5월'을 기록한 대표적인 사진 중 하나다.
80년 5월 당시 전남매일 사진기자였던 나경택씨가 금남로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촬영했다.
계엄군이 곤봉으로 청년 박남규 씨(24)의 머리를 내려치고 있다.
청년은 주먹을 불끈 쥐고 서 있다.
보기만 해도 머리에, 가슴에 강렬한 통증을 느끼게 하는 사진이다.

광주와 홍콩은 많은 점에서 다르다.
다만 민주화를 원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민주주의가 피를 요구한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부디 홍콩에서는 광주와 같은 비극이 벌어지지 않기를 기원한다.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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