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으로 '동물 국회' 재연되나…이인영 "12월15일까지 국외활동 금지"

중앙일보

입력 2019.11.19 05:00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다음 주부터는 정말 국회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 올 것 같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비상 상황’을 언급했다. 교착 상태에 빠진 선거법 협상이 카운트다운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선거법 개정안의 심의 마감 시간이 26일로, 27일부터는 본회의에 회부돼 상정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9일 후면 선거법 처리 절차를 물리적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지금까지 여야 협상은 공전을 거듭했다. 이날도 정치협상회의 실무모임이 세 번째로 열렸지만 “이틀 뒤 다시 회동” 외에 이렇다 할 결론 없이 끝났다. 민주당 참석자인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모임 직후 “금주 중 국회의장 주재로 5당 대표가 참여하는 정치협상회의를 열기 위해 수요일(20일)에 실무진이 한 차례 더 모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 대표 간 협상 테이블을 만드는 데만 최소 한 차례 더 실무 협상이 필요할 만큼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기우 국회의장비서실 비서실장(왼쪽부터), 여영국 정의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김선동 자유한국당, 박주현 민주평화당 의원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협상회의 실무모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이기우 국회의장비서실 비서실장(왼쪽부터), 여영국 정의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김선동 자유한국당, 박주현 민주평화당 의원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협상회의 실무모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범여권(민주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은 제1야당인 한국당이 양보안을 들고나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주현 평화당 의원은 실무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지역구 대 비례대표 비율) 270대 0안은 한국당이 지금까지 주장하는 안이고, 합의할 수 있는 안을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한국당 대표로 실무모임에 나온 김선동 의원이 “합리적 스탠스”라며“김 의원이 ‘당에 가서 얘기를 들어봐야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 회의 참석자는 “아직 서로 간 이견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단계까지도 안 갔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당은 지역구 축소에 강하게 반대하면서 지역구를 270석으로 늘리고 비례대표를 없애는 안을 당론으로 내놨다. 바른미래당은 지역구 225석·비례 75석 ‘원안 유지’를 주장한다. 강신업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날 “유불리를 따져 비례대표 의석수를 줄인다면 합의가 아니라 야합”이라고 논평했다.

협상 진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당 대표들끼리 모이는 정치협상회의가 지난달 11일과 30일 두 차례 열렸지만,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모두 불참했다. 세 번째 회의 성사 여부도 불투명하다. 황 대표는 이날도 오전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패스트트랙은 원천 무효이고 선거법과 공수처법은 반민주적인 악법이기에 모든 것을 걸고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황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정미경 최고위원. 임현동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황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정미경 최고위원. 임현동 기자

이해찬 대표는 물리적 충돌까지 거론했다. 이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처리 시한이 한 달도 안 남았는데 자유한국당은 단 한 번도 협상에 응한 적이 없다”며 “이렇게 가다 보면 ‘동물 국회’가 또 도래하지 않을까 걱정이 많이 든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한국당을 뺀) 야 4당만 설득하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은 내부적으로 마친 상태”라며 “사실상 합의 마지노선은 이번 주(11월 셋째 주)인데, 출구를 못 찾으면 강행 처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 의총에서 이인영 원내대표는 “필요하다면 지난 4월 패스트트랙 공조를 했던 정당·정치세력과의 접촉을 수면 위로 올려 공식적, 공개적으로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당 의원들에게 “패스트트랙 법안, 예산안 처리 등 중요한 의사일정이 예정돼 있다”면서 “11월 25일~12월 15일 동안 국외 활동을 금지해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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