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김세연 후폭풍…황교안 “총선서 평가 못받으면 사퇴”

중앙일보

입력 2019.11.19 00:05

업데이트 2019.11.19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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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리더스포럼 2019’에 참석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행사장을 떠나고 있다. 왼쪽은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국회사진기자단]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리더스포럼 2019’에 참석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행사장을 떠나고 있다. 왼쪽은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국회사진기자단]

자유한국당에 18일 ‘김세연발(發)’ 후폭풍이 불었다. “한국당은 수명이 다했다. 존재 자체가 역사에 민폐다. 황교안 대표를 포함해 의원 전원이 내년 총선에 불출마하자”고 한 전날(17일) 그의 제안 때문이다.

당 일부 “황 대표, 험지출마 말 안해
김 의원 결단 요구에 뻔한 답” 비판

황 대표 측근, 친박계는 반발 확산
“먹던 우물에 오물 투척한 수준”

황교안 대표는 “총선에서 국민에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면 나부터 책임지고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주 김성찬 의원과 김세연 의원이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 한국당과 자유민주 진영이 나아갈 쇄신에 대한 고언도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 쇄신은 국민적 요구이자 반드시 이뤄내야 할 시대적 소명이다. 확실하게, 과감하게 쇄신해 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한국당이 총선에서 패하면 황 대표는 당연히 물러날 수밖에 없다. 김세연 의원의 총선 전 결단 요구에 황 대표가 ‘뻔한 답’을 내놓았다는 얘기다. “지도부 살신성인(殺身成仁)이 공론화한 만큼 험지(비례대표 후순위 포함) 출마 정도는 공언했어야 현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황 대표 주장의 진정성이 받아들여졌을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총선 승리를 위해 보수의 미덕인 자기희생을 해야 할 시점에 당 내부 논쟁에 휘말린 게 더 큰 문제”(초선 의원)라는 우려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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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한국당은 이날 “존재가 역사에 민폐. 생명력 잃은 좀비 같은 정당” 등의 발언을 두고 황 대표 주변과 친박계를 중심으로 부글부글 끓었다. 고질적인 계파 갈등 재연 우려도 나왔다. 영남지역의 한 의원은 “먹던 우물에 침 뱉는 수준을 넘어 오물을 투척한 수준”이라며 “의원들보다 지역에서 묵묵히 일하는 당직자·당원들의 분노가 크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재선 의원도 “당 쇄신·혁신, 지도부 살신성인 같은 고언은 꼭 필요한 얘기지만, 저렇게 저주에 가까운 말은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했다.

당 해체를 주장한 김 의원이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여연) 원장직을 유지하는 데 대한 반감도 컸다. “여론조사 가지고 불미스러운 시도가 있지 않도록 차단시키는 역할을 하겠다”는 이유도 논란이 됐다. 당 지도부 인사는 “우리가 장난칠 상황도 아닐뿐더러, 여연 원장이 공천 권한이 있는 것도 아닌데 전횡을 막겠다는 것도 난센스”라고 말했다.

하지만 비박계에선 “김 의원의 고뇌에 찬 결단에 한국당이 제대로 응답 못 하면 더 거센 비판과 함께 존재 이유를 엄중하게 추궁당하는 일이 벌어질 것”(김용태 의원) 등의 주장이 나왔다. 다만 “존재가 민폐, 당을 해체하자 등의 주장은 현실적이지도 않고 과했다”(비박계 중진 의원)는 평가도 있어 과거처럼 전면적인 ‘친박 대 비박’ 계파 갈등으로 불거질지는 미지수다.

다만 김 의원의 불출마로 한국당의 쇄신 압박은 더 강해졌다는 게 중론이다. “기득권 정당 이미지를 탈바꿈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당을 해산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보수 대통합, 쇄신으로 재창당 수준으로 당의 면모를 확 바꿔야 한다”(수도권 의원)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서다.

◆황교안·청와대 영수회담 진실게임=한편 황교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현재의 위기 상황 극복을 논의하기 위해 회담을 제안한다. 곧바로 회답해달라”고 했다. 6시간30분 뒤 청와대는 “영수회담 제안은 공식적으로 사전·사후에 전달받은 바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이후 “정무라인과 통화했다. 추후 가부(可否)를 알려주겠다는 말을 들었다”(한국당 측), “사실관계 확인차 연락했다”(청와대 측)는 주장이 맞서며 ‘진실게임’ 양상이 벌어졌다.

한영익·성지원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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