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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군,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반대…대승적 결단 필요”

중앙일보

입력

재향군인회(향군)가 정부를 향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의 종료 결정 철회를 촉구했다. 23일 0시 종료 운명인 지소미아 연장 여부를 둘러싸고 국내 찬반 여론이 분분한 가운데 국내 최대 안보단체가 정부의 결정에 공식적으로 반대를 표명한 것이다.

김진호 대한민국재향군인회장이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향군회관을 찾은 존 틸렐리, 월터, 샤프, 제임스 서먼, 커티스 스카파로티 전 연합사령관을 향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뉴스1]

김진호 대한민국재향군인회장이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향군회관을 찾은 존 틸렐리, 월터, 샤프, 제임스 서먼, 커티스 스카파로티 전 연합사령관을 향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뉴스1]

향군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가 최근 한·일 갈등과 지소미아 문제 해결을 대승적 차원에서 결단해야 한다”며 “1000만 회원의 이름으로 정부에 지소미아의 연장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소미아는 한·일간 맺은 유일한 군사 협정으로 단순한 한·일만의 문제가 아니며 한·미·일 안보협력 체제의 상징으로서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북한의 비핵화 정책을 힘으로 뒷받침하고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지소미아 연장 여부는 일본의 태도 변화와 관계없이 국민 생존권, 한·미·일 안보 협력체제 강화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취지다. 그리고는 “이번 기회에 한·일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 시켜나가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것을 권고한다”며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의 파격적인 정책 결정을 통해 일본이 스스로 상응한 조치를 취하도록 국제사회와의 공조 노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향군은 지소미아 종료 시 안보공백이 우려된다고도 했다. 성명서는 “북한은 북·중·러와 동맹 관계를 갖추고 있고 우리는 이에 한·미·일 군사협력 체제로 대응하고 있다”며 “평시 연합위기관리와 전시 한국방어계획상 중원전력전개(TPFDD)를 위한 긴요한 군사협정인 지소미아가 파기된다면 전·평시 북한의 기습도발, 속전속결 전략에 신속히 대응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도 발생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향군은 지난 14일 한미연합사의 양국 예비역 장성과 간담회가 이번 성명의 배경이라고 밝혔다. 향군은 당시 존 틸럴리, 월터 샤프, 제임스 서먼, 커티스 스캐퍼로티 전 연합사령관과 정승조, 이성출, 권오성 전 연합사부사령관 등 7명을 서울 서초구 향군회관으로 초청해 김진호 향군회장 주관으로 한미동맹 강화와 최근 안보현안 관련 토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지소미아는 국가 안보를 위한 긴요한 군사협정으로서 꼭 필요한 것이며, 한·미·일 간의 군사우호 관계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었다고 향군은 전했다.

성명서에는 일본과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대목도 담겼다. 향군은 “일본 정부는 한국의 대승적 조치를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 일본은 결자해지의 정신에 따라 수출 규제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며 “미국의 적극적 중재 역할로 한일 관계가 더 강화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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