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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문가 20명 중 19명 “지소미아 파기, 한국 안전 희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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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시한(오는 23일 0시)대로 종료되면 한·미 동맹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란 비판이 쏟아진다. 미국의 소리(VOA)방송이 전직 미 관리 등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 20명에게 설문한 결과 19명이 지소미아 파기를 한국 정부의 오판이라고 규정했다.

VOA, 전직 관리·싱크탱크 설문 #정의용 “한·미동맹과 별개 발언”엔 #전직 미 고위 관리들 “놀랍다”

16일(현지시간) VOA에 따르면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한국의 지소미아 파기 결정을 “역사라는 제단 위에 한국의 안전과 미국의 방어 공약을 희생시키는 것”이라며 “지소미아 종료는 미군을 위험하게 만들어 한·미 동맹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도 “한국군과 주한미군이 (유사시)확보해야 할 경고시간을 없애고 한·미 동맹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행위”라며 “안보 위험을 불필요하게 증가시키는 심각하고 옹졸한 실수(small-minded mistake)”라고 비판했다. 일본과의 갈등에서 비롯된 지소미아 파기가 오히려 한국의 안보를 담보로 한 자해행위라는 것이다.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한·일 지도자들이 현재 새로운 위협을 만들고 있다”며 “이는 한·미·일 동맹과 조율을 갈라놓으려는 북한과 중국의 목표 달성을 돕고 있음을 이해하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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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미 고위 관리들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지소미아와 한·미 동맹은 전혀 별개”라고 한 발언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VOA는 전했다.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은 “지소미아는 한·미의 핵심 사안”이라며 “워싱턴 정책 관련자들 중 지소미아 파기를 미국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인사는 아무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동북아 전문가인 고든 창 변호사는 “한국이 자국 방어에 관심이 없다면 미국은 왜 한국을 방어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현 국면에서 빠져나오는 유일한 길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 안보와 번영을 역사 문제보다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라며 “지소미아 파기 결정을 먼저 철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켄 고스 해군분석센터(CNA) 적성국 분석국장은 지소미아 파기가 안보상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고스 국장은 “동맹들 간에 미국을 통해 상대방에 정보를 전할 수 있는 다중 체계가 구축돼 있고, 속도를 높이는 방법도 찾을 수 있다”며 “미국이 두 동맹에 정보 공유를 강요하는 것보다 외교로 관여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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