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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세 멈춘 중국·인도에서 현대·기아차, 일본과 '각축전'

중앙일보

입력

베이징현대가 중국시장에서 판매하는 ix25. [사진 현대차]

베이징현대가 중국시장에서 판매하는 ix25. [사진 현대차]

현대·기아자동차가 공략 중인 중국·인도 자동차 시장이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판매부진도 이어지면서 전문가들은 신규 투자 여력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에서 '버티기', 인도선 '실용차 전략'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17일 발간한 '해외주요자동차시장 및 정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중국 승용차 판매량은 약 1524만 대로 지난해 1~3분기에 비해 11.5% 줄었다. 대수로는 약 200만 대가량 감소했다.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이 급감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시장에서 지난해 1~3분기 80만3532대를 팔았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14.9% 감소한 68만3556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유럽 럭셔리 브랜드와 일본 하이브리드 차량이 중국시장에서 성장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한국계는 주력 모델이 부진에 빠진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차(도요타·혼다·닛산 등)는 올해 1~3분기동안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0만대를 더 팔아 판매량이 3.2% 늘었다.

현대차 베뉴 주행 장면. [사진 현대차]

현대차 베뉴 주행 장면. [사진 현대차]

현대·기아차는 중국시장 판매회복을 위해 최근 현대차 중국 사업책임자를 교체하는 등 쇄신책을 내놓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대·기아차가 일본 차와전 세계 시장에서 경쟁한 게 2년 가까이 됐는데 중국 등에서는 경쟁력 문제로 인해 밀리고 있다"며 "현대·기아차가 중국에 투자한 비용이 많고, 중국시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버틸 수밖에 없지만, 적자가 지속하면 신규투자 여력이 줄어들까 봐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인도시장도 전반적으로 판매세가 줄었다. 올해 1~3분기 인도시장의 전체 승용차 판매량은 작년 1~3분기에 비해 16.4% 줄어든 218만대였다. 일본과 유럽·미국은 물론 인도 현지 브랜드도 두 자릿수의 감소율을 기록할 정도로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일본 차(스즈키·혼다·도요타 등)는 올해 1~3분기 131만4215대를 판매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량이 18.8% 감소했다.

현대차가 인도시장에서 판매하는 '엘리트 i20'. [사진 현대차]

현대차가 인도시장에서 판매하는 '엘리트 i20'. [사진 현대차]

현대·기아차는 인도에서 신차를 잇달아 출시해 판매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8월 기아차가 인도에 진출했고, 소형 SUV 현대차 베뉴, 기아차 셀토스가 인기를 얻으면서 3분기 기준 점유율은 18%까지 올랐다. 1~3분기동안 인도에서 39만1487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5% 감소한 숫자다. 인도 시장에서 여전히 강세인 일본 차와 경쟁에서 더 성과를 내야할 상황이다. 일본 차는 인도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60.4%를 차지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부 교수는 "일단 수익성이 떨어지더라도 가성비 좋은 차들을 공급해 시장에 파고들어야 한다"며 "아직 도로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인도 특성상 내부 공간이 넉넉하게 디자인된 소형 차종을 중심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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