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쇳물처럼 뜨거운 연구·창업…포스텍, 자연·공학 모두 1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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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1호 08면

[2019 중앙일보 대학평가] 이공계열 평가

첨단 소재 분야를 연구하는 정운룡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기술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사진 포스텍]

첨단 소재 분야를 연구하는 정운룡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기술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사진 포스텍]

포스텍 신소재공학과를 졸업한 장세윤(27)씨는 2017년 의료기기 기업 마이다스 H&T를 창업했다. 자신의 전공인 신소재 분야를 활용해 욕창 환자를 위한 압력 센서를 개발했다. 욕창으로 고생하신 할머니를 지켜보며 1학년 때부터 창업 아이템을 연구했다.

KAIST, 학생 창업기업 가장 많아 #한국항공대, 자연계열 유지취업 1위 #연세대 등 장학금으로 특성화 키워 #가천대 자연계열 장학금 지급 7위

장씨는 “창업 자금을 스스로 충당할 생각을 하면 아찔하다”고 말한다. 다행히 은사인 정운룡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포스텍의 도움으로 부품 구매부터 실험 비용까지 4년간 1억여 원의 자금을 지원받았다. 학교 내 115㎡(35평) 정도의 연구실도 무료로 이용한다. 그는 “학교 덕분에 마음껏 기술 연구를 하고 창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포스텍은 학생 1인당 창업 지원금이 65만원으로 평가 대상 대학 중 최상위권이었다.

포스텍은 2019 중앙일보 대학평가 자연과학계열 평가와 공학계열 평가에서 모두 1위였다. KAIST는 미세한 점수 차로 자연과학과 공학계열 모두 2위다. 이어 자연과학계열은 성균관대·서울대·UNIST가 선두였고, 공학계열은 성균관대·고려대(서울)·UNIST가 뒤를 이었다. 자연과학계열 평가는 42개 대학, 공학계열 평가는 49개 대학이 대상이다.

자연과학 계열 평가

자연과학 계열 평가

1위 포스텍은 학생 교육 부문에서 창업 성과가 돋보였고, 교수 연구 부문에서는 교수들이 기업 등에 기술을 이전하고 얻은 수익이 많았다. 기술 실용화에 힘쓴 포스텍이 3년간 거둔 수익은 교수당 3200여 만원에 달한다.

KAIST는 자연과학·공학계열 모두 2위를 차지했다. 교수들이 지원받는 연구비가 풍부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제 학술지 논문의 양과 질이 모두 높았다. 학생 창업을 독려하는 대학답게 학생 1만 명당 창업기업 수가 64.9개에 달했다. 이는 올해 중앙일보 대학평가 대상 대학 중 가장 많은 수치다.

5위 UNIST는 국제 논문의 피인용 실적이 가장 우수했다. 논문 수보다 질(피인용)을 강조하는 대학 분위기가 지표에서 드러났다. 특히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는 석상일, 조재필, 김진영, 백종범 교수 등 세계적 연구자를 계속 배출하고 있다. 석 교수는 “같은 학과 안에서도 각기 다른 전공을 가진 교수들이 모여 협업하는 것이 비결”이라고 말했다.

공학 계열 평가

공학 계열 평가

6위인 한양대(서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응용과학 연구 성과가 눈길을 끈다. 선양국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노트북이나 휴대폰 등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 연구에 20여 년간 매진했다. 지난해 출시된 기아자동차 중 일부 모델에는 선 교수가 개발한 배터리가 주요 부품으로 쓰이기도 했다. 그는 매년 세계 상위 1% 연구자로 거론된다. 임종우 한양대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교수는 컴퓨터와 인공지능 분야에서 활약하는 연구자다. 컴퓨터 알고리즘 기술을 활용해 사람과 사물을 인식할 때 빠르고 정확하게 추적한다.

자연과학계열 12위에 오른 한국항공대는 높은 취업률을 기록했다. 자연계열 중 취업률 3위, 취업 이후 6개월간 취업 상태를 유지하는 유지취업률은 1위다. 이 대학 졸업생들은 국내 대형 항공사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항공 분야로 많이 취업한다. 이윤철 한국항공대 기획처장은 “학과별 진로 취업 전담 교수를 임명해 항공 현장과 연계된 수업을 한다”고 설명했다.

장학금은 학생들의 학비 부담을 덜어주는 중요한 교육 여건이다. 대학들은 장학금을 활용해 ‘특성화학과’ 육성에 나서면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연세대(서울)는 글로벌융합공학부 신입생 20명에게 입학 성적에 상관없이 장학금을 지급한다. 게다가 학업 장려금 명목으로 전체 재학생에게 매달 70만원의 생활비가 별도로 지급된다. 학생들이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한건희 연세대 글로벌융합공학부 교수는 “한 학년당 학생이 20명이기 때문에 장학금 지원뿐 아니라 커리큘럼에서도 교수들이 밀착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대(자연과학계열 9위, 공학계열 10위)도 특성화 학과 지원에 적극적이다. ‘창의ICT공과대학’은 2020년까지 입학생 50%에게 전액 장학금을 준다.

지난해부터 소프트웨어 교육 중심으로 개편해 4차 산업혁명에 맞춘 인재 양성에 적극적이다. 유지취업률도 10위로 우수하다. 김창수 총장은 “학생 본인이 흥미를 가지고 잘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신입생 때부터 현장 실습과 인턴십 프로그램을 장려한다”고 말했다.

가천대는 자연계열 중 학생 1인당 장학금 지급률 7위에 올랐다. 연간 평균 192만원 가량이 학생들에게 지급된다. 특히 이 대학의 바이오나노학과는 평균 수능 성적 1.6등급 신입생에게 4년간 전액 장학금뿐만 아니라 매달 30만원 학업보조비를 지원한다. 학생들이 오롯이 학업에 집중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대학평가팀=남윤서(팀장)·최은혜·김나윤 기자, 이태림·장유경·정하현 연구원, 김여진 인턴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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