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프리미어12] 대량득점 이끈 민병헌 "내가 가진 모든 집중력 발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5일 멕시코와 프리미어12 수퍼 라운드 경기에서 적시타를 때려낸 뒤 이종열 코치와 손바닥을 마주치는 민병헌(오른쪽). [도쿄=뉴스1]

15일 멕시코와 프리미어12 수퍼 라운드 경기에서 적시타를 때려낸 뒤 이종열 코치와 손바닥을 마주치는 민병헌(오른쪽). [도쿄=뉴스1]

민병헌(32)이 해냈다. 5회 대량득점의 물꼬를 텄다. 한국 야구대표팀 외야수 민병헌이 멕시코전 승리를 이끌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수퍼 라운드 3차전에서 멕시코를 7-3으로 이겼다. 3승 1패를 기록한 한국은 멕시코(3승 2패)를 3위로 끌어내리고 일본과 함께 공동 1위가 됐다. 16일 오후 7시 열리는 일본전에서 지더라도 승자승에서 앞서 최소 2위를 확보, 결승에 진출한다. 일본을 이길 경우 한국이 1위, 일본이 2위로 결승에 진출한다. 결승전은 17일 오후 7시 열린다. 한국은 16일 경기 선발로는 이승호, 결승전 선발로는 양현종을 내세운다.

4회까지 0-0의 팽팽한 상황이 이어졌다. 한국은 언더핸드 박종훈, 멕시코는 우완 마누엘 바레다가 호투를 이어갔다. 민병헌은 "멕시코 선발투수가 매우 좋았다"고 했다. 선제점은 멕시코가 뽑았다. 5회 초 1사 1루에서 1번 타자 조나단 존스가 투런홈런을 날렸다.

1-2로 추격하는 적시타를 치는 민병헌.. [도쿄=연합뉴스]

1-2로 추격하는 적시타를 치는 민병헌.. [도쿄=연합뉴스]

한국은 5회 말 반격에 나섰다. 김현수, 양의지의 연속 볼넷 이후 최정이 안타를 쳐 무사 만루가 됐다. 타석에는 8번 민병헌이 들어섰다. 민병헌은 멕시코 세번째 투수 펠리페 곤잘레스를 상대해 노볼-2스트라이크에 몰렸다. 하지만 침착하게 볼 2개를 골라냈다. 이후 두 개의 파울을 걷어내면서 기어이 풀카운트를 만들었다. 8구째 펠리페의 패스트볼이 민병헌의 몸쪽으로 파고들었고, 민병헌은 팔을 몸쪽으로 붙이면서 배트를 휘둘렀다. 타구는 2루수와 중견수 사이에 절묘하게 떨어졌다. 1타점 적시타. 한국의 15이닝 연속 무득점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이후 한국 타선이 폭발했고, 5회에만 7점을 뽑아냈다.

관련기사

민병헌은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2스트라이크에 몰린 뒤 어떻게든 공을 맞혀 땅볼이든 큰 것(플라이)이든 해결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만약 내가 못쳐 1사 만루가 되면 다음 타자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신경썼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필사적으로 커트했다. 내가 가진 모든 집중력을 발휘했다"고 웃었다. 민병헌은 "안타가 될지 몰랐다. 무조건 바깥쪽을 노렸다. 변화구도 좋았기 때문에 바깥쪽에 포커스를 뒀다. 몸쪽 대처가 어려웠는데 운이 좋았다. 그 상황에선 투수도 더 몸쪽으로 던지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안타가 될 줄 알았냐'는 질문엔 "무슨 생각으로 어떻게 쳤는지도 모르겠다. 벤치를 보니 선수들이 하나가 됐더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 1차 목표는 내년 도쿄올림픽 본선 티켓이었다. 대표팀으로선 큰 수확을 거뒀다. 하지만 남은 두 경기도 무시할 수 없다. 대회 2연패를 차지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2015년 1회 대회에도 출전했던 민병헌은 "감독님이 벤치에 있는 선수들까지 모두 잘했다고 말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일본과 더 재밌는 승부를 하고 싶다. 당연히 이기면 더 좋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도쿄(일본)=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