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베스트11과 전술…벤투, 플랜A만 고집

중앙일보

입력 2019.11.15 12:20

파울루 벤투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4일 레바논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4차전 한국 대 레바논 경기에서 수비수에게 아쉬워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울루 벤투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4일 레바논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4차전 한국 대 레바논 경기에서 수비수에게 아쉬워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2경기 연속 무득점, 무승부. 자신만의 플랜A를 고집한 파울루 벤투(50·포르투갈)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의 최근 성적표다.

월드컵 예선 레바논 원정서 0-0
2연속 무득점·무승부, 불안한 선두
선수 구성과 빌드업, 거의 그대로
융통성과 변칙전술 필요성 지적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4일 레바논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H조 4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한국은 2승2무(승점8)로 불안한 선두를 유지했다. 레바논·북한(승점7)은 물론 투르크메니스탄(승점6)에 쫓기는 신세다.

벤투 감독은 이날도 플랜A를 고수했다. 베스트11은 북한과 3차전(0-0무)과 비교해 딱 2명만 바꿨다. 오른쪽 수비수 김문환(부산) 대신 이용(전북), 미드필더 나상호(도쿄 ) 대신 남태희(알사드)를 내보낸게 변화의 전부였다.

황인범(밴쿠버)과 정우영(알사드)은 변함없이 중용됐다. 하지만 지난달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시즌이 끝난 황인범은 기대에 못미쳤고, 결국 전반전이 끝난 뒤 교체아웃됐다.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펄펄 날고 있는 황희찬(잘츠부르크)과 스페인 발렌시아 미드필더 이강인(발렌시아)은 후반에야 교체투입됐다.

14일 레바논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4차전 한국 대 레바논 경기에서 손흥민과 정우영이 무승부로 경기를 종료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레바논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4차전 한국 대 레바논 경기에서 손흥민과 정우영이 무승부로 경기를 종료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수구성 뿐만 아니라 전술도 ‘붕어빵’처럼 비슷했다. 이날 경기장 잔디 상태는 푹푹 빠지는 곳이 있을 만큼 최악이었다. 패스 전개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한국은 레바논 시위 여파로 베이루트 현지훈련 없이 곧바로 실전에 임했다. 그런데도 벤투 감독은 볼점유율을 높게 가져가고 후방부터 차곡차곡 공격을 전개하는 ‘빌드업’을 추구했다.

후반 21분 손흥민(토트넘)의 프리킥을 황의조(보르도)가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맞고 나왔다. 가장 결정적인 찬스는 땅볼 패스가 아닌 고공패스로 이뤄졌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상하이)은 후반 18분에야 교체투입됐다. 그라운드가 좋지 않다면 오히려 ‘롱볼축구’를 구사하는 변칙전술이 낫다는 지적도 나왔다.

파울루 벤투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4일 레바논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4차전 한국 대 레바논 경기에서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울루 벤투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4일 레바논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4차전 한국 대 레바논 경기에서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벤투 감독은 자신만의 축구철학과 신념이 확고하다. 상대팀과 관계없이 선수구성과 전술을 거의 비슷하게 가져간다. 포르투갈 사령탑 시절부터 23명 중 11~15명 정도만 중용했다. 허를 찌르는 전략과 용병술보다는, 조직력과 안정을 추구한다.

하지만 저러다 부러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벤투 감독은 이미 지난 1월 아시안컵 8강전 카타르전에서 패하며 실패를 경험한 적이 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벤투 감독은 장점도 많지만, 단점은 고집이 강하다는거다. 포르투갈 감독 시절에도 본인이 선호하는 선수라면 컨디션에 관계없이 꾸준히 중용한 적이 있다”며 “황인범은 소속팀의 시즌이 끝나서 몸이 좋을 수가 없었다. 또 잔디 상태가 좋지 않아서 빌드업을 구사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고 지적했다.

한 위원은 “카를로 안첼로티 나폴리 감독은 과거부터 융통성을 잘 발휘하기로 유명하다. 위르겐 클롭도 축구철학이 확고하지만 리버풀에서는 변화를 주기도 한다”며 “벤투 감독은 아시안컵에서 1차교훈, 이번 레바논전에서 2차교훈을 얻었다면, 이제 융통성과 변칙을 가미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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