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오토 웜비어 부모의 문 대통령 면담 요청 거절

중앙일보

입력 2019.11.15 00:05

지면보기

종합 05면

오는 22일 방한하는 웜비어 부모의 문재인 대통령 면담 신청을 거절하는 청와대 국가안보실 서신. [사진 6ㆍ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오는 22일 방한하는 웜비어 부모의 문재인 대통령 면담 신청을 거절하는 청와대 국가안보실 서신. [사진 6ㆍ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청와대가 22일 방한하는 북한 납치 피해자 오토 웜비어 부모의 대통령 면담 요청을 거절한 사실이 14일 알려졌다. 이미일 6·25전쟁 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사장이 요청한 웜비어의 부모 프레드·신디 웜비어의 문 대통령 면담 신청에 대해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대통령과의 면담을 희망하는 이미일님의 마음은 저희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만, 국정 운영 일정상 면담이 어려운 점이 있다”는 답신을 보냈다.

“취지 이해하나 일정상 어려워”
추진단체 “위로 한마디 없었다”

납북인사가족협의회 측은 “청와대가 북한 정권에 아들을 잃은 부모에게 한 마디 위로도 없이 면담을 거절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미국 버지니아주립대 3학년이던 웜비어는 2016년 북한 평양으로 관광을 나섰다가 그해 1월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돼 체제 전복 혐의로 노동교화형 15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17개월가량 억류돼 있던 그는 이듬해 6월 미국으로 귀환했지만, 6일 만에 숨졌다. 청와대가 웜비어 부모와의 면담을 거절한 것과 달리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9월 웜비어 부모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하며 위로했다.

청와대가 거절한 것은 북한을 의식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나치게 저자세로 일관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 7일 북한 어민 2명을 강제로 북송한 것과 맞물려 인권변호사 출신인 문재인 대통령이 유독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 눈을 감고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웜비어 부모가 면담을 요청한 것이 아니라 해당 단체가 국제결의대회에 참석한 웜비어 부모님과 일본인·태국인 피해자들과 면담해 줄 것을 요청한 것”이라며 “행사 시각이나 장소, 행사 내용, 구체적인 참석자 등 세부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