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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멸 공포, 수도권까지 덮쳤다···"여주시도 사라질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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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시·군·구 소멸위험지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전국 시·군·구 소멸위험지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아무래도 일자리가 없다 보니 젊은 사람들이 밖으로 많이 나가는 경향이 있죠. 수도권 규제 대상이라 큰 기업이 못 들어오고 중소기업도 얼마 없습니다. 새로 들어오는 젊은 사람은 적고, 노인 인구 증가 속도는 그보다 훨씬 빠릅니다."

익명을 요구한 경기도 여주시 관계자는 14일 이렇게 탄식했다. '지방 소멸' 위험이 수도권으로 번졌다. 이상호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14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ㆍ육아정책연구소 주최 토론회에서 '지방 소멸 지수 2019'를 공개했다. 1년 새 여주를 비롯, 완주ㆍ음성ㆍ부산 서구ㆍ동해ㆍ사천 등 8개 시·군·구가 소멸 후보에 새로 포함돼 97곳으로 늘었다. 기초자치단체 228개의 42.5%다.

고용정보원 '지방소멸 2019' 공개 #수도권 시로는 여주가 처음 진입 #초고령사회 진입에 초교 폐교 늘어 #소멸 위험지역 97곳, 1년 새 8곳 늘어 #"정부 대책 부족, 특별지역 지정해야"

지방소멸지수는 20~39세 가임기 여성 인구를 노인 인구로 나눈 값이다. 이 지수가 0.5 미만으로 내려가면 소멸 위험 지역으로 간주한다. 여주시는 0.494다. 수도권 기초단체 중 양평·가평·연천·강화·옹진 등은 이미 위험 지역에 들어있는데, 이들은 군이다. 시로는 여주가 처음이다.

여주 인구는 11만명대를 꾸준히 유지한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은 20.6%(지난달 기준)에 달한다. 출산아동이 줄면서 2012, 2017년 초등학교 분교 두 곳이 문을 닫았다. 20~30대 여성도 2015년 1만2343명에서 지난해 1만1691명으로 652명 줄었다. 같은 기간 총 인구가 500명 가량 늘어났지만 가임기 여성이 줄면서 소멸위기에 빠졌다.

서울 한 병원 신생아실에서 사용되지 않는 침대에 커버가 덮혀있다. [연합뉴스]

서울 한 병원 신생아실에서 사용되지 않는 침대에 커버가 덮혀있다. [연합뉴스]

이 연구위원은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소멸 위험 지역이 100곳 넘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전남 무안군, 인천 동구, 강원 인제군이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소멸 위험 지역은 인구 재생산 주기인 30년 후엔 인구가 지금의 절반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면 된다. 수도권이라고 안전한 건 아니다"고 말했다. 광역 지자체 중 전남이 이미 소멸 위험에 빠졌고 올 연말에 경북이 새로 들어갈 전망이다.

한 노인이 밭을 지나고 있다. 고령화와 저출산이 심화되면서 지방 소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앙포토]

한 노인이 밭을 지나고 있다. 고령화와 저출산이 심화되면서 지방 소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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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군위·의성 등 16곳은 소멸 고위험 지역(소멸 지수 0.2 미만)이다. 2012~2016년 20~39세 여성의 22.8%가 다른 데로 빠져나갔다. 초등학생은 23.7% 감소했다. 빈집이 15.9%(2015년)로 전국 평균(6.6%)의 두 배가 넘는다. 재정 자립도가 낮고 취업자가 줄고 1인 가구 비율이 높다. 이 연구위원은 "소멸 위험 지역을 특별지역으로 지정해 의료ㆍ복지ㆍ교육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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