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안 대로면 지역구 26곳 사라져···의원들 '내 땅' 사수 전쟁

중앙일보

입력 2019.11.14 12:00

업데이트 2019.11.14 12:05

지난 1월 31일 국회에서 김세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차장 주재로 '제21대 국회의원선거구 획정을 위한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 31일 국회에서 김세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차장 주재로 '제21대 국회의원선거구 획정을 위한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현역 국회의원들의 최대 지상과제는 당연히 내년 4·15 총선 승리다. 예선(당내 경선)과 본선이란 장벽을 넘어서야 하지만, 그보다 앞서 시급한 게 ‘영토 수호’다. 지역구 가르마를 어떻게 타느냐에 따라 자신의 지역구가 하루 아침에 소멸될 수도 있어서다.

더군다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 논의가 한창이다. 지역구 의석수가 몇 석으로 결정나느냐에 따라 선거구 통폐합 또는 분구(分區) 여부가 갈리는 만큼 ‘내 지역구는 어떻게 되느냐’에 대한 현역 의원들의 긴장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패스트트랙에 오른 선거법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된다면 통폐합되는 지역구가 총 26곳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획정위)의 국회 제출 자료에서다.

선거법 개정안은 지역구 의석수를 현행 253석에서 225석으로 줄이고 비례대표는 47석에서 75석으로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다. 획정위는 올 1월 말 현재 총 인구수(5182만6287명)를 지역구 의석수 225석으로 나눈 1석당 평균 인구수 23만340명을 기준으로 지역구 인구 상한과 하한 조건(30만7120~15만3560명)을 산출했다. 각 선거구 인구수가 하한 조건에 못 미치면 통폐합 대상, 상한 조건을 넘으면 분구 대상이 된다.

이 같은 산출 방식에 따른 통폐합 대상이 총 26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 10곳(서울 2곳, 인천 2곳, 경기 6곳) ▶호남 7곳(광주 2곳, 전북 3곳, 전남 2곳) ▶영남 8곳(부산 3곳, 대구 1곳, 울산 1곳, 경북 3곳) ▶강원 1곳 등이다. 서울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우상호 의원 지역구인 종로, 서대문갑 등 2곳이 하한에 미달했다. 경기도에서는 안양동안을(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 광명갑(민주당 백재현 의원), 동두천-연천(김성원 한국당 의원), 안산단원을(박순자 한국당 의원), 군포갑(김정우 민주당 의원), 군포을(이학영 민주당 의원) 등 6곳이 통폐합 대상이다. 인천은 연수갑(박찬대 민주당 의원), 계양갑(유동수 민주당 의원) 등 2곳이다.

통폐합 대상을 정당별로 보면 ▶민주당 10곳 ▶한국당 10곳 ▶바른미래당 2곳 ▶대안신당 3곳 ▶무소속 1곳이다. 그 대신 인구 상한 조건을 넘어 기존 지역구를 쪼개야 하는 분구 대상은 경기 평택을(유의동 바른미래당 의원), 세종(이해찬 민주당 의원) 등 2곳이다.

인구 기준만 보면 그렇다는 것인데, 결과적으론 225석으로 28석을 줄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인접 지역구까지 미치는 ‘도미노 영향’을 감안하면 이번 선거법 개정안으로 영향을 받게 될 지역구는 대략 60곳을 넘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열심히 뛰고 있는 지역구가 사라질 수도, 아니면 특정 읍·면·동이 다른 이의 지역구가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현재 국회에서는 패스트트랙 선거법 개정안 외에도 ‘지역구 240석+비례대표 60석’안이나 ‘지역구 250석+비례대표 50석’안 등도 물밑에서 논의되고 있다. 지역구 의석을 240석으로 하면 인구수 상ㆍ하한 범위가 28만7924~14만3962명으로 바뀐다. 이 경우 하한 미달 지역구, 즉 통폐합 대상은 14곳이 된다. 또 지역구 의석수를 250석으로 더 높이면, 인구수 범위 역시 27만6407명~14만8203명으로 조정되면서 통폐합 대상은 6곳으로 줄어든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여야를 떠나 현역 의원들의 주요 관심사가 ‘과연 지역구 의석수가 몇 석으로 귀착되느냐’이다. 획정위 한 관계자는 “이번 추계치는 확정된 숫자가 아니고 개략적인 산출 결과에 불과하다”며 “국회에서 선거법 개정안이 어떻게 결론이 나느냐에 따라 선거구 정리 과정이 다시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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