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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방 보행자 못봐도 차가 알아서 급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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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현대모비스가 초단거리 레이더를 활용한 후방 자동제동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가 초단거리 레이더를 활용한 후방 자동제동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 현대모비스]

주차장에서 후진하던 중 뒤를 지나가던 행인을 칠뻔한 경험을 한 사람이 적지 않다. 갑자기 나타난 행인에 후방 감지센서가 뒤늦게 ‘삑’하는 소리를 내는 경우가 많아서다.

현대모비스 자동제동 기술 개발 #시속 200㎞ 움직이는 차도 감지

현대모비스가 이런 문제를 해결할 기술을 선보였다. 센서방식을 기존 초음파 방식에서 전자기파 방식으로 바꿔 빠르게 물체를 감지한 뒤, 저절로 차를 멈추게 하는 기술이다.

현대모비스는 레이더 기술을 활용한 ‘후방 긴급자동제동’ 기술을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후방에 물체를 감지 시에도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 차가 스스로 급제동한다. 유사한 기술이 이미 적용되어 있지만, 현대모비스는 더 민감한 센서를 개발해 장착하면서 기능을 향상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모비스는 초단거리 레이더(USRR)를 개발해 후방 긴급제동기술에 적용했다. 각 센서는 차량 뒷범퍼에 3개가 달려있는데, 차량 후면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130도까지 감지할 수 있다.

차량 뒷범퍼에서 후방 물체까지 거리가 1.2m 면 경고음이 울리고 0.1~0.2초 안에 운전자가 제동하지 않으면 차는 스스로 멈춘다.

초단거리 레이더가 적용되면 주차장 위에서 멈춰있는 물체나, 시속 10~30㎞로 움직이는 행인이나 물체는 정확하게 감지된다. 후측방감지시스템(BCW)와 함께 작동하면 시속 200㎞로 움직이는 차량도 감지하고 멈출 수 있다.

초단거리 레이더는 후방 5m까지 감지할 수 있다. 기존 초음파 센서가 후방 3m까지 감지하는 것보다 1.7배 성능이 좋아졌다. 센서 감지 거리가 멀면, 더 멀리서 오는 물체도 감지할 수 있다. 상황을 예측해 충돌에 대비할 수 있다.

초음파 센서의 기술적 한계도 극복할 수 있다. 초음파 센서는 공기를 매질로 하는 음파이므로 온도, 습도, 바람의 영향을 받는다. 만약 강한 바람이 불거나 주변 소음이 심하면 센서 기능이 떨어진다.

후진 사고를 막기 위해 선진국은 후방 긴급자동제동 기술을 안전평가 항목에 포함하는 추세다. 유럽은 내년부터 신차안전도 평가(Euro-NCAP) 항목에 후방 긴급자동제동 기술을 넣어 등급을 부여할 예정이다. 미국은 도로교통안전국(NHTSA)을 중심으로 관련 기술에 대한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조성우 현대모비스 APS설계실장은 “평가 과정에서 초단거리 레이더를 장착한 후방 긴급자동제동의 성능 신뢰성에 대한 검증은 마쳤다”며 “앞으로 국내외 완성차 업체와 협의해 양산 적용을 적극적으로 제안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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