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수 사장, 담화문 게시
아시아나항공의 대주주 금호산업이 12일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매각할 우선협상대상자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을 선정하자, 아시아나항공은 차분하지만 다소 들뜬 분위기다. 매각 절차가 생각보다 원활하게 진행하면서 경영안정화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이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가 알려지자 임직원을 대상으로 담화문을 사내게시판에 게시했다. 담화문에서 한 사장은 “4월 15일 대주주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한 이후 매각 절차를 진행하는 동안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전력을 다한 직원의 노고를 높이 평가한다”며 “전사를 아우르는 임직원의 노력이 있었기에 매각 절차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이른바 ‘재무 리스크’ 해소를 기대하는 눈치다. 아시아나항공 내부에서는 그간 모기업 신용등급이 낮아서 상대적으로 피해를 봤다는 인식이 있었다. 글로벌 신용평가기업이 신용등급을 결정할 때 통상 자회사 신용등급은 모기업 신용등급과 같거나 낮게 책정한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신용등급은 BBB-다.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피치는 BBB-등급을 ‘현재의 원리금 지급능력은 적정하나 장기적으로는 불안한 요인이 있는 기업’으로 정의한다. 투자 부적격 등급 중에서 최상위 등급으로 분류하는 BB+ 등급의 바로 윗 등급이다. 신용등급 BB+인 기업이 발생한 회사채는 투기적 요인이 있는 등급으로 분류한다.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신용등급으로는 사실상 자력으로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운 구조다.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고 자금을 투입하면 신용등급이 상승할 여지가 있다. 현재 HDC현대산업개발의 신용등급은 A+다.
이와 같은 상황을 염두에 둔 듯 한창수 사장은 “매각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성장 가능성과 수익성 회복 방안, 재무구조 개선 방안에 대해 강조했다”며 “매각절차가 완료하면 아시아나항공에 유입되는 신규 자본이 재무안정성을 높여 신용등급 회복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BBB- 등급 상향 조정 기대
한 사장은 항공업계를 둘러싼 상황이 불안정하다는 사실도 상기시켰다. 항공 산업이 어려운 환경이라는 사실을 주지하면서 그는 ▶노선 구조조정 ▶스케줄 개선 ▶부대수입 증대 ▶정시성 개선 ▶고객 신뢰회복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과 함께 아시아나항공이 국내 양대 대형항공사(FSC·Full Service Carrier)라는 점이 이와 같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요인이라는 것이 한 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최근에는 근거리 출국자 수요가 성장했지만, 국제 인적·물적 교류 증대로 향후에는 장거리 여행·출입국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이러한 수요는 오롯이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대형항공사의 몫”이라고 말했다.
비록 이날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지만 전망은 생각보다 길어질 것으로 봤다. 한 사장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본계약 체결과 기업결합신고까지는 수개월의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아시아나항공 임직원에게 “매각절차가 최종적으로 마무리할 때까지 맡은 바 업무를 성실히 수행해달라”고 당부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