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은 음식은 없다! 단지 살기 위해 먹는 것일뿐

중앙일보

입력 2019.11.12 10:00

[더,오래] 이태호의 잘 먹고 잘살기(60)

쇼닥터가 사회문제가 됐다. 건강식품에 대한 이들의 왜곡정보가 도를 넘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TV의 건강 관련 프로그램이 국민의 건강에 기여한 부분은 있다. 그러나 일부의 잘못된 주장이 시청자의 빈축을 샀고 결국은 소비자의 신뢰를 잃었다.

그동안 근거가 부족하면서 열풍을 일으키고 지나간 수많은 것 중 몇 가지만 예를 들어보자. 효소, 노니, 브라질너트, 유산균, 새싹보리, 크릴오일, 해독주스, 수소수, 글루코사민, 콜라겐, 코코넛오일, 블루베리, 오메가3, 코큐텐 등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그렇게 좋다던 만병통치가 왜 모두 잠깐 유행을 타고서는 슬그머니 사라졌는지 모를 일이다.

쇼닥터가 방송에 등장하면서 건강식품에 대한 왜곡정보가 도를 넘고 있다. 건강 관련 프로그램이 국민의 건강에 기여한 부분이 있지만 일부 잘못된 주장은 시청자의 빈축을 샀고 소비자의 신뢰를 잃었다. [사진 pixabay]

쇼닥터가 방송에 등장하면서 건강식품에 대한 왜곡정보가 도를 넘고 있다. 건강 관련 프로그램이 국민의 건강에 기여한 부분이 있지만 일부 잘못된 주장은 시청자의 빈축을 샀고 소비자의 신뢰를 잃었다. [사진 pixabay]

“체내 부족한 효소를 먹어 보충하라. 한약재를 몸에 대고 올린 팔에 힘이 들어가면 약효가 있다. 물구나무서면 대머리가 치료된다. 밀가루를 먹으면 뼈가 녹는다. 불임환자에게 유산균을 먹였더니 임신이 됐다. 채소와 과일 몇 종류 갈아 만든 주스가 독을 해독한다. 개똥쑥이 암에 특효다. 석류즙, 크릴오일이 혈관 속 지방 때를 빼준다. 전자레인지에 음식을 조리하면 암을 유발한다. MSG가 뇌세포를 파괴한다. 청국장에 유산균이 많다”는 등 얼핏 들어도 말이 안 된다.

특히 인지질이 많다는 크릴오일은 지금도 열풍이다. “세포막의 주성분이며 뇌세포에 많다. 그래서 인지질의 함량이 50% 이상인 크릴오일을 먹어줘야 한다”는 주장은 잘못된 논리다. 인지질은 먹어줄 필요가 없고 우리 몸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먹는다고 해서 바로 흡수되어 혈액이나 세포막으로 가는 것도 아니다. 더구나 우리 몸속 인지질은 세포막에만 있지 않고 그 종류와 기능이 다양하며 크릴오일의 그것과도 동일하지가 않다.

우리는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 많이 먹어 탈이 나는 시대이다. 건강식품이 몸에 좋다하지만 식품은 약이 아니다. [사진 pxhere]

우리는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 많이 먹어 탈이 나는 시대이다. 건강식품이 몸에 좋다하지만 식품은 약이 아니다. [사진 pxhere]

그럼 과연 몸에 좋은 음식은 있는가? 없다. 우리는 음식을 몸에 좋으라고 먹지 않는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먹는 거다. 당연히 먹는 즐거움이 있긴 하지만. 음식이란 모자라는 사람에게는 좋고 넘치는 사람에게는 좋지 않다. 동식물은 사람 먹으라고 존재하는 게 아니다. 모두 천적에게 먹히지 않기 위해 나름의 방어책을 갖고 있다. 독이 있거나, 맛이나 냄새가 고약하다. 가시나 이빨이 있고 도망치거나 변색하고 위장한다. 인간은 수천 년 동안 비교적 덜 해로운 동식물을 먹거리로 선택하고 개발했다. 식품마다 나름의 장단점이 있다. 세상에 무결점인 완벽한 식품은 없다.

우리는 지금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 많이 먹어 탈 나는 시대라는 거다. 어떡하면 적게 먹을까를 걱정하고, 비만과 성인병을 염려하고, 살 빼는 다이어트가 국민의 관심사가 되고, 이렇게 변한 지가 오래됐다. 건강식품이 몸에 좋다 하니 많이 먹을수록 좋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천만에. 식품은 약이 아니다. ‘건강에 좋고 몸에 필요한 성분도 지나치면 독이 된다’, ‘정상적인 식이를 하는 사람은 영양보충제나 건강식품을 먹을 필요가 없다’가 결론이다. 환자가 아니라면.

부산대 명예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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