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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은 가고 법정엔 안가··전두환, 5·18 재판 오늘도 불출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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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인들과 함께 골프를 치던 중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에게 항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인들과 함께 골프를 치던 중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에게 항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두환(88) 전 대통령이 11일 광주에서 열린 사자명예훼손 재판에 또다시 출석하지 않았다. 전 전 대통령 재판은 이날 오후 2시 광주지법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광주지법 형사8단독 장동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전 전 대통령은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회고록에서 비난한 혐의로 불구소 기소됐다.

이날 재판에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 투입된 육군 항공대 지휘관 2명이 피고인 전 전 대통령 측 증인으로 법정에 섰다.

전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앞서 송진원 당시 육군 1항공여단장, 61항공단장, 506항공대대장 등 지휘관 3명과 부조종사 2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 가운데 지휘관 2명만 재판에 출석했다.

송모 전 단장은 과거 검찰 조사에서 1980년 5월 22일 광주에 실탄을 실은 헬기 출동을 지시했지만, 사격은 지시하지도 보고받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9월 2일 열린 재판에서 최모 31항공단 본부 하사는 1980년 5월 광주에 출격한 것으로 추정되는 헬기에 탄약을 지급했고, 복귀한 헬기에 탄약 일부가 비었다고 상반된 진술을 했다.

또 다른 재판에서도 당시 계엄사령부 부사령관이 무장헬기와 전차 동원 명령을 하달했다고 인정했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고 주장한 전 전 대통령은 법원으로부터 불출석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강원도 한 골프장에서 골프 치는 모습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이미 지난해 8월과 올해 1월 열린 공판기일에 알츠하이머 진단과 독감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후 법원이 강제구인장을 발부하자 올해 3월 한차례 법정에 출석했으나 다음 재판부터는 재판부 허가를 받아 출석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정 변호사는 전 전 대통령이 알츠하이머 때문에 법원에서 불출석 허가를 받은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정 변호사는 "피고인이 변호인을 선임해 방어권 보장에 지장이 없으면 법원이 불출석을 허가할 수 있다고 법률이 규정하고 있다"면서 "이 재판의 본질은 1980년 광주 하늘에서 헬기 사격이 있었는지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는 것이며 피고인 출석은 지엽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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