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지난 5월 판매해 원금 전액 손실 위기까지 몰렸던 독일 국채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상품이 2.2%의 수익을 냈다. 우리은행에서 판매한 DLF 가운데 손실이 아닌 수익이 시현된 건 이 상품이 처음이다.
11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오는 12일 만기가 돌아오는 독일 국채 금리 연계 DLF 상품 'KB 독일 금리연계 전문투자형 사모증권 투자신탁 제6호[DLS-파생형]'의 수익률이 2.2%로 확정됐다. 이 상품은 지난 5월 10일 우리은행이 총 113억원 규모로 판매했다.
이 상품의 만기 평가일은 지난 8일이었다. 상품은 기초자산인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지난 8일 기준 원금손실 발생 가능구간(배리어)인 -0.3%보다 높으면 수익이 나고 그렇지 않으면 손실이 나는 구조로 설계됐다. 지난 8일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0.284를 기록해 배리어보다 높아지면서 수익 구간에서 만기를 맞게 됐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독일 국채 금리 연계 DLF 중 만기를 앞둔 상품은 오는 19일이 만기일인 2개 뿐이다. 남은 2개 상품은 각각 만기 평가일인 14일과 15일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0.33%과 -0.30% 아래로 내려가지만 않으면 수익률 2.3%를 확정하게 된다.
단 하루 차이로 희비가 엇갈린 상품도 있었다. 만기가 11일이었던 우리은행 판매 DLF 상품의 손실율은 21.5%로 확정됐다. 평가일인 지난 7일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배리어(-0.25%)보다 0.04%포인트 낮은 -0.29%를 기록한 탓이다.
한편 독일 국채 금리와 영국 CMS 금리 등 해외금리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DLF는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등에서 약 8000억원 규모로 팔렸다. 일부 투자자의 경우 상품에 연계된 금리 하락으로 원금을 모두 날리는 손실을 입기도 했다.
이들 은행에서 DLF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은행 측의 불완전 판매를 주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중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 조정 절차를 거쳐 중재에 나설 예정이다. 두 은행은 분조위 조정 결정을 수용하고 고객 손실이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