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北 10월 쏜 SLBM 최소 2100㎞ 간다···美 타격 가능성 커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이 지난 10월 2일 쏘아 올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사거리가 최소 2100㎞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3년 전 시험 발사한 북한 SLBM보다 1000㎞ 이상을 늘린 것으로 미 본토에 대한 ‘치고 빠지기’ 공격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의미다.

북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예상 사거리.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북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예상 사거리.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장영근 항공대 항공우주·기계학부 교수가 11일 공개한 ‘고체 추진제 북극성-3형 SLBM의 특성 및 성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월 2일 북한이 쏜 SLBM의 사거리는 탄두 질량에 따라 2100~2800㎞ 수준으로 분석됐다. 해당 보고서는 우선 당시 공개된 북극성-3형 사진과 10월 발사 당시 비행거리, 고도 등을 토대로 해당 미사일 제원을 추정했다. 장 교수는 “미국, 중국, 러시아 등에서 개발해 전력화한 초기 SLBM의 대략적인 크기 및 SLBM을 장착하는 잠수함의 크기 등을 고려하면, 초기에 개발하여 전력화했던 SLBM의 직경과 유사한 크기의 제원일 가능성 높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지난 10월 2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공개된 북극성-3형 발사 모습. [조선중앙통신 캡처=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10월 2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공개된 북극성-3형 발사 모습. [조선중앙통신 캡처=연합뉴스]

북한이 미국의 폴라리스(Polaris), 중국의 중국 쥐랑(JL)-1·2 등을 참고해 북극성-3형을 개발했다고 가정하면 북극성-3형의 직경은 1.5~1.65m 사이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다시 발사형상 사진 분석을 통해 북극성-3형의 길이는 직경의 약 5.48배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직경 1.5~1.65m에 길이 8.2~9.0m라는 계산이 가능하다. 장 교수는 “북극성-3형이 3000t급의 잠수함에 탑재된다는 것을 고려할 때도 이 같은 추정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직경 1.50m, 1.55m, 1.60m, 1.65m로 나눠 제원을 분석했다. 이후 지난 10월 2일 발사 당시 북한이 북극성-3형을 450㎞ 사거리 및 910㎞의 고각궤적으로 발사한 점을 기준으로 삼아 핵탄두 질량을 670~980㎏ 정도로 추정했다. 이를 기준으로 고각 발사가 아닌, 정상궤적 발사 시의 최대사거리가 2000~2200㎞ 정도로 판단된다는 게 장 교수의 분석이다. 예컨대 직경 1.55m에 사거리 450㎞·정점고도 910㎞를 만족하는 핵탄두질량은 약 672㎏이고, 최대사거리는 약 2175㎞, 정점고도는 약 429㎞로 분석됐다.

장 교수는 북한이 핵탄두 소형 경량화에 성공한다면 최대사거리가 더욱 증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직경 1.60m의 SLBM에서 2810㎞ 정도의 최대 사거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물론 북한이 핵탄두 소형 경량화에 성공해 400㎏의 탄두질량이 가능하다면 최대사거리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2016년 8월 시험 발사된 이전 SLBM인 북극성-1형을 월등히 뛰어넘는 성능이다. 당시 북극성-1형은 탄두중량 600㎏을 기준으로 정상궤적 발사 시 최대사거리가 1200~1300㎞로 분석됐다.

결과적으로 북한 SLBM의 향상된 사거리가 미 본토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게 군 안팎의 중론이다. 북한에서 미 본토 서해안까지의 거리가 1만㎞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 3000t급 SLBM 잠수함이 7000㎞ 정도만 은밀히 이동해도 미 본토가 사정권에 들어간다. 군 소식통은 “3000t급 잠수함에 북극성-3형을 탑재하는 게 현실화되면 하와이나 괌 정도는 북한이 거뜬히 공격 사정거리에 넣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