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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아생연후살타’를 기억하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7면

<16강> ●신진서 9단 ○천야오예 9단

5보(60~75)=초반부터 스텝이 꼬이다 보니 천야오예 9단은 점점 마음이 급해진다. 백이 중앙에서 무엇인가를 만들어 보려고 하는데 쉽지 않은 상황. 조급한 마음이 상황을 그르친 걸까, 또다시 백의 실수가 나왔다. 신진서 9단이 61로 나오자 바로 틀어막은 62가 성급한 수였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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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는 ‘참고도’ 백1로 일단 본인의 약점을 지키고 천천히 상대의 말을 따라붙었어야 했다. 바둑 격언인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자신의 말이 산 다음에 상대의 돌을 잡으러 가야 한다는 뜻)’를 떠올렸어야 할 대목이다. 자신의 약점이 도처에 널린 자가 감히 누구를 추궁한다는 말인가.

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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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실전은 너무 급하게 흑 대마를 몰아치는 바람에 자신의 약점을 보강할 기회를 놓쳤다. 자신의 체력이 약한 상태에서 안간힘을 다해 도망치는 상대를 효과적으로 좇는다는 게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더구나 지금 상황은 백한테 더욱 절박하다. 백은 반드시 이곳에서 무언가를 수확해야 하지만, 흑은 대마가 잡히지만 않는다면 도처에 실리가 많아 유리한 형세를 이어갈 수 있다. 이래저래 천야오예 9단에게 어려운 바둑이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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