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투자의 세계에서 ‘하이리턴, 하이리스크’는 불멸의 법칙이라고 한다. 그러나 정작 투자자들은 리스크는 분명 ‘하이’인데 리턴은 ‘하이’가 아니라는 현실에 분통을 터뜨린다. 요즘처럼 경제 불확실성이 심한 상황에선 100% 확실한 것은 없다. 이런 경제 현실과 절충한 연 4~5% 대의 ‘중위험·중수익’ 금융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다. 그렇다면 왜 하필 4~5%일까.
모든 금융상품은 ‘무위험 수익’과 위험을 감수하는 데 따른 보상인 ‘리스크 프리미엄’으로 구성돼 있다. 무위험 수익률은 투자하면 기본적으로 받게 되는 것으로 국채수익률이 이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의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5%대다. 이에 비해 리스크 프리미엄은 위험을 감수하며 무위험 수익률 이상의 수익을 추구하는 데 따른 보상을 뜻한다. 리스크 프리미엄은 기대수익의 크기에 비례한다. 수익에 대한 기대가 커질수록 리스크도 커진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수익률이 높은 상품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일반 은행예금보다 저축은행의 금리가 높고 채권보다 주식의 수익률이 높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신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부도 가능성이 크고, 주식은 채권보다 시세변동에 따른 수익률 등락이 심하며 자칫 원금을 까먹을 수 있다.
수익률과 돈의 증식 기간 간의 상관관계를 말해주는 ‘72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수익률이 1%일 때 투자한 돈이 2배가 되려면 72년이 걸리고 , 2%로 올라가면 36년, 3%는 24년, 4% 18년, 5% 14.4년이 소요된다. 또 6%면 12년, 7% 10.3년, 8% 9년, 9% 8년이란 세월이 필요하다. 수익률 5%이하에선 돈을 2배로 불리는 시간이 급격히 짧아지다가 5% 넘어서서는 그 단축속도가 느려진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는 수익률 5% 이내에서 재산증식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걸 말해준다. 이를 넘어서면 위험은 커지는 대신 재산증식은 더뎌진다는 이야기다. 결국 투자에 있어 수익률 마지노선은 5%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서명수 객원기자 seo.myongs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