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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정경심·이재명 다 맡았다···'서초의 김앤장' 된 LKB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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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야단법석 

“광화문 김앤장이 서초동에도 있다?”

최근 법조계에서는 LKB앤파트너스(LKB)가 ‘서초동 김앤장’ 으로 불린다. 굵직굵직한 형사 사건들을 잇달아 LKB가 수임한 데서 나온 얘기다.

법무법인(로펌)이 우후죽순식으로 생겨나는 가운데 최근 법조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중소 로펌들이 있다. 재판 단계에서는 판사 출신이 많은 클라스와 김현석법률사무소가, 검찰 단계에서는 검사 출신이 많은 법무법인 다전, 평산, 서평 등이 손꼽힌다. 이렇다보니 '전관예우가 통한다'는 믿음이 여전히 법조계에 팽배하다는 방증이라는 자조 섞인 반응도 나온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의 구속영장심사[뉴시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의 구속영장심사[뉴시스]

LKB는 조국(54) 전 장관 아내 정경심(57) 동양대 교수 사건, 이재명 경기지사,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기소된 김은경 전 장관 등 세간의 이목이 쏠린 형사 사건들을 도맡다시피 하고 있다.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 조 전 장관 변호 역시 LKB가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개혁을 선봉에서 이끄는 이용구 법무부 법무실장도 LKB에서 몸담은 경력이 있다.

LKB는 ‘왕대표’ 이광범(60·사법연수원 13기) 대표를 필두로 판사 출신 전관 변호사들이 많다. LKB의 대표 변호사 16명 중 부장판사급 이상 전관들은 11명이다. 특히 이 대표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속한 진보 성향의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창립 멤버이자 이용훈 전 대법원장의 비서실장으로도 일했다.

‘파트너’급 이상 변호사를 전관들로 영입하는 것은 물론 ‘어쏘’급 신입 변호사들도 재판연구원(로클럭) 위주로 뽑는다고 한다. 워낙 사건 수도 많고 법리 다툼이 치열한 주요 사건이 많아 변호사들의 관심도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래서 경력판사로 지원하려는 변호사들이 일부러 LKB를 거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업무량이 많은데다 강도도 높아 ‘헬케이비(hell LKB)’란 별명이 붙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클라스‧김현석개인법률사무소 약진

이경춘 전 서울회생법원장 [연합뉴스]

이경춘 전 서울회생법원장 [연합뉴스]

법무법인 클라스도 떠오르는 샛별로 손꼽힌다. 클라스는 올해 첫 회생·파산 전문법원인 서울회생법원의 초대 원장을 지낸 이경춘(60·16기) 전 법원장, 윤성원(56·17기) 전 인천지법원장, 김영기(53·27기) 전 법무부 형사사법공통시스템운영단장 등 검찰‧법원의 주요 인사들을 영입했다. 클라스 역시 대형 로펌에 비해 역사는 짧지만 사건이 몰리는 편이라고 한다. 특히 최근 국정농단‧사법행정권 남용 수사가 이어지면서 이른바 기업사건들을 가리키는  ‘돈 되는 사건’은 기근이지만 좋은 사건만 쏙쏙 수임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김현석(53·20기)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지난 4월 개소한 개인 법률사무소에도 의뢰인들이 몰린다. 당시 현직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퇴직해 변호사로 개업하는 경우는 처음이라 법원 안팎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수석재판연구관은 대법원에 올라온 모든 사건의 내용과 법리를 꿰뚫고 있어야 하고 대법관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역할을 한다. 법리에 가장 밝고 실무 역량이 뛰어난 법관에게 맡기는 자리다 보니 실력과 인품을 이미 법원에서 인정받았다는 얘기가 나온다. 법리에 밝은데 의뢰인도 성실하게 응대한다는 것이다.

다전‧평산·서평도 강세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검찰 소환을 앞둔 2일 서울중앙지검 청사에서 담당 변호사인 이인걸 변호사가 차에 오르고 있다. 오종택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검찰 소환을 앞둔 2일 서울중앙지검 청사에서 담당 변호사인 이인걸 변호사가 차에 오르고 있다. 오종택 기자

검찰 출신 전관이 많은 중소 로펌으로는 다전, 평산, 서평 등이 손꼽힌다. 다전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에서 이태종 서울고법 부장판사 변호를 맡았고, 최근 조 전 장관의 아내 정 교수도 검찰 단계에서 변호를 맡았다. 다전 대표 변호사인 이인걸(46‧32기) 변호사는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2017년 당시 민정수석이던 조 전 장관과 함께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실에서 특별감찰반장(선임행정관)으로 일했다. 이 변호사를 비롯한 3명의 대표 변호사들은 대검찰청 중수부 근무 경험이 있다.

윤웅걸(53‧21기) 전 전주지검장과와 김병현(54‧25기) 부산지검 동부지청장은 올해 법무법인 평산으로 옮겼다. ‘공안통’으로 노동사건 전문가인 김 변호사는 초대형 로펌에서도 높은 금액을 제시했지만 강찬우(57‧18기) 대표 변호사 등의 인연 등을 보고 평산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동욱(60‧14기) 전 검찰총장이 합류한 법무법인 서평도 인기다. 채 전 총장은 물론 이재순(61‧16기) 대표 변호사가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법률멘토단으로 일한 이력이 있는 것도 서평의 영향력에 힘을 보냈다.

'색깔' 뚜렷 중소 로펌도 

‘색깔’이 뚜렷한 중소 로펌들도 강세다. 최근 법조계에서는 그루와 오킴스의 이름이 언급된다. 김앤장 출신들의 변호사들이 의기투합해서 꾸린 법무법인 그루는 지적재산권(IP) 분야에 집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구성원 전원이 로스쿨 출신 변호사인 오킴스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인보사) 투약 환자 소송 등 집단 소송과 블록체인, ICT 등에 주력하고 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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