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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세 이건희와 다른 선언 뭔가" 9개월 전 답 내놓은 이재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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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일러스트=박용석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일러스트=박용석 기자

한국 경제가 세찬 비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반도체·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은 원천 기술을 가진 선진국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후발주자 사이에 '넛 크래커(nut-cracker·낀 처지)가 될 위기에 몰렸다. 북핵, 중동 불안, 미·중 무역분쟁 등 지정학적 위기는 이런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킨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 총수에겐 선진국 등의 '밑그림'을 받아 사업하던 선대 창업자의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비바람을 헤쳐나가기 위해 주요 그룹 총수는 직접 밑그림을 그리며 변신 몸부림을 하고 있다. 조직 문화부터 사업 방식까지 확 바꾸고 있다. ‘제2의 창업’하는 심정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창업자의 2~4세인 대기업 총수의 바뀐 리더십을 소개한다.

5대그룹 리더십 대변신 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월 1일 화성 사업장에서 반도체 수뇌부와 함께 주말 사장단에 참석한 모습. 이 부회장은 이날 " 4차 산업혁명의 엔진인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2030년 세계 1등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이를 위한 133조원 투자 계획의 집행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월 1일 화성 사업장에서 반도체 수뇌부와 함께 주말 사장단에 참석한 모습. 이 부회장은 이날 " 4차 산업혁명의 엔진인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2030년 세계 1등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이를 위한 133조원 투자 계획의 집행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사진 삼성전자]

만 51세 이재용의 선언은 무엇

"51세 이재용 삼성그룹 총수의 선언은 무엇이고, 무엇이어야 하는가." 지난달 25일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법정. 이 부회장에게 재판장이 던진 화두다. 이건희 회장은 1993년 만 51세에 프랑크푸르트선언, 즉 신경영을 선언하고 과감한 혁신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그런데 올해 만 51세인 이 부회장이 이끄는 '뉴 삼성호의 길'은 무엇이냐는 질문이었다.

고개를 숙인 채 침묵한 이 부회장의 머릿 속엔 무슨 생각이 스쳐 지나 갔을까. 이 질문에 대한 가장 근접한 답변을 지난해 2월 그의 항소심 최후 진술에서 찾을 수 있다.

"재벌 3세로 태어났지만 제 실력과 노력으로 더 단단하고 강하고 가치있게 삼성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의 리더로 인정받고 싶었다. 이병철 손자나 이건희 아들이 아닌, 선대 못지 않은 기업인으로 인정받고 싶었다."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의 갑작스런 와병으로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경영 전면에 나선지 올해로 6년째다. 하지만 그가 본인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었던 건 1년 반 남짓이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으로 2017년 2월 중순부터 1년간 수감 생활을 했고, 지난해 2월 석방된 후 조심스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재용식 경영의 단초는 그가 전면에 등장한 2014년에서 엿볼 수 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돈 잘 버는 회사 왜 팔았나

"테크윈이나 탈레스쪽 직원들과 술 한잔 해 보신 분 있습니까." (이 부회장)
"…." (삼성 사장단)
"우리는 그 회사를 제대로 챙기지도 못했고 챙길 능력도 없습니다." (이 부회장)
"그래도 이익이 나는 회사들입니다." (삼성 사장단)
"우리나라 산업은 지나친 중복 구조입니다. 한 곳으로 몰아줘야 경쟁력이 생깁니다." (이 부회장)

이 부회장이 경영에 뛰어든 후 6개월만인 2014년 11월. 삼성은 방산 분야 계열사인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를 한화에 전격 매각한다. 이듬해에는 나머지 화학 분야(삼성정밀화학·BP화학·에스케미칼)마저 롯데에 모두 넘긴다. 이 부회장은 사내 반대에 "열정과 자신 있는 사업에 매진해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4조9000억원을 손에 쥐고 사업을 매각한 삼성은 대신 현재의 전자·금융·바이오로 단출해진 사업구조를 얻었다.

그의 다음 행보는 미래 먹거리 강화로 향했다. 이 부회장은 일본 게이오대학과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나왔다. 폭넓은 세계 인맥과 글로벌 감각을 앞세운다. 그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를 2016년 완공한다. 이 부회장이 구상하는 미래 삼성을 위한 전초기지였다.

이 부회장은 SRA를 통해 2016년 11월 미국 전장·음향 업체 하만을 인수(80억 달러·약 9조원)했다. 국내 기업이 한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였다. 또 실리콘밸리에서 배출된 인공지능(AI) 전문가 세바스천 승 프린스턴대 교수나 음성인식 개발자 래리 핵 구글 전무 같은 핵심 인재를 유치했다. SRA는 이후 이 부회장이 초일류 기업 삼성을 실현할 '4대 미래 신산업'이나 '반도체 2030 비전' 전략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게 된다.

삼성에 대한 경영 자문을 바탕으로 『삼성웨이』를 쓴 송재용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주력사업 재편과 동시에 신기술 확보 창구로 SRA를 설립한 데서 이 부회장이 구상하는 삼성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고 했다. 송 교수는 "기존의 강점인 제조 경쟁력을 고도화하면서 과감한 M&A를 통해 10~20년 앞을 내다볼 신기술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을 둘러싼 위기는    

"열정과 자신 있는 사업 중심으로 마음껏 꿈꾸고 도전해 100년 기업이 되자". 이 부회장은 자신이 직접 참석하지 않고 메시지만 보낸 지난 1일 삼성전자 창립 50주년 기념 영상을 통해 이같은 구상을 내놨다. 수시로 '위기론'을 펼쳤던 이건희 회장과 달리 위기란 단어는 이날 등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삼성 내부에선 어느때보다 위기감이 심각하다. 숱한 요인 중 3가지만 꼽아본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8월 삼성전자 광주 사업장을 찾아 에어컨 출하공정을 점검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장 사장, 이 부회장, 노희찬 경영지원실장 사장, 박병대 한국총괄 부사장.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8월 삼성전자 광주 사업장을 찾아 에어컨 출하공정을 점검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장 사장, 이 부회장, 노희찬 경영지원실장 사장, 박병대 한국총괄 부사장. [사진 삼성전자]

①총수를 둘러싼 불확실성 
일단 총수 사상 처음 구속 수감까지 된 이 부회장 본인이 처한 현실의 불확실성이 가장 크다. 지난달 시작된 그의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파기 환송심은 결과를 속단할 수 없다. 여기에 복잡한 순환 출자로 엮인 지배구조도 남아있고, 경영권 승계 과정에 대한 검찰 수사도 진행형이다.

②글로벌 경쟁 환경
삼성전자가 28년째 글로벌 1등을 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가격 변동이 심하다. 이에 편중돼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구조는 올해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드는 시련을 맛봤다. 또 메모리는 전체 반도체 시장의 30%에 불과한데다가, 정작 70%인 비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화웨이로 대표되는 중국의 IT 굴기는 삼성을 정면으로 겨누고 있다. 여기에 급한 불은 껐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도 불확실성을 더한다.

③추격자에서 선도자 돼야
무엇보다 삼성의 변화한 위상이 위기다. 삼성은 이전의 추격자에서 새로운 선도자로서의 혁신을 요구받고 있다. 경쟁 업체로 꼽힐 만한 글로벌 IT거인 구글·아마존·애플이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등에서 속속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데 비해 아직 삼성은 그렇지 못하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재용이 말한 진짜 실력은 뭔가

글로벌 선도자가 되려는 삼성전자의 '비장의 카드'는 비메모리 반도체(시스템 반도체)다. 이 부회장은 올 4월 2030년까지 비메모리 분야에서 1위를 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8월 발표한 AI·5G(세대 이동통신)·바이오·자동차 전장 반도체 등 4가지 미래 신사업 육성 방안과도 바로 연결돼 있다.

반도체 비전 2030엔 133조원, 4대 신사업엔 180조원이 들어간다. 오너가 아니면 결정할 수 없는 투자다. 이들 사업 성공에 삼성의 초일류 기업 도약은 물론, 이 부회장의 리더십 성패가 달려 있다.

'반도체 비전 2030'이 구체화된 건 올해 초다. 이 부회장은 연초 경기 화성 사업장에 반도체 사업부 핵심 수뇌부를 모았다.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 부회장과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 대표, 강인엽 시스템LSI반도체사업부 대표 등이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서 "새로 열릴 자율주행차·AI·5G 비메모리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고 밝혔다. "전사적으로 자원을 집중해 2030년까지 비메모리 세계 1위를 달성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러곤 청와대에서 열흘쯤 뒤인 1월15일 경제인과의 대화가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요즘 반도체 경기가 안좋으냐"고 묻자, 이 부회장은 기다렸다는 듯 "좋지 않지만 진짜 실력은 이제부터 나올 것"이라고 답했다.

올해 1월15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경제인과의 대화중 웃고 있는 문 대통령(가운데)과 이 부회장.[중앙포토]

올해 1월15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경제인과의 대화중 웃고 있는 문 대통령(가운데)과 이 부회장.[중앙포토]

그리고 넉달 뒤 발표된 '반도체 비전 2030'에 이 부회장이 밝힌 '진짜 실력'의 실마리가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비메모리 시장은 PC와 데이터센터용 CPU 시장은 미국 인텔,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은 미국 퀄컴, 이미지센서 시장은 일본 소니가 각각 장악하고 있다. 최고의 실력을 지닌 강자들이지만, 전체를 장악하고 있는 기업은 없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의 목표는 현재가 아닌 미래의 자율주행차나, 인공지능(AI), 5G(세대) 이동통신의 비메모리 시장을 잡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강자와의 대결이 불가피하겠지만 새로운 시장을 먼저 개척하자는 게 우리 방향"이라고 부연했다.

이 싸움은 장기전이 필수다.『소니 VS 삼성』의 저자인 장세진 KAIST 경영대학원 및 싱가포르 국립대학 석좌교수는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선 당장 돈이 안 되더라도 설계나 특허, 인력 양성 등 소프트웨어에 10년 이상 장기 투자를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장 교수는 또 "사업부별 현안은 대표에 완전히 위임해야 한다. 그런 후 이 부회장은 장기 투자와 미래 전략에 매달려야 승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왜 비메모리에 집착하나   

스마트폰에는 1개의 AP가 들어가지만 자율주행차는 최소 3개가 필요하다. AI 기능을 접목한 AP로 자율주행차나 5G, 가전 등의 비메모리 시장을 선점하는 게 삼성의 1차 목표다. 2차 목표는 더 나아가 스마트폰이나 자율주행차, 가전 등의 데이터를 클라우딩으로 모으고, 이 데이터를 재가공해 서비스하는 거다.

이렇게 되면 머지않은 미래에 데이터를 갖고 칩셋이 필요한 구글·아마존과, 칩셋을 팔며 데이터를 갖고 싶어하는 삼성전자가 한 시장에서 '정오의 결투'를 벌이는 날이 올 거라는 전망이다.

김세완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애플 등 IT 거인들의 경쟁력은 기술력과 미래비전, 직관을 함께 가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 부회장과 삼성의 CEO들이 지식을 바탕으로 미래 비전과 직관력을 얼마냐 잘 발휘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재용의 삼성은 변화하나

"기술혁신은 우리 사회와 인류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다." 지난 1일 삼성전자 50주년 기념사에서 이 부회장이 한 말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퍼스트무버가 되는 것만큼 삼성에겐 '상생'이란 키워드가 중요해졌다. 이 부회장 등장 이후 삼성 주변의 해묵은 논쟁 일부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수년간 이어지던 백혈병 논란에 대해 지난해 사과한 게 대표적이다. 삼성은 백혈병 피해자 가족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보상과 함께 산업안전보건발전기금 500억원을 기탁했다. 또 삼성전자 서비스 노조와의 합의해 서비스 기사 8700명을 직접 고용했다. 삼성전자에는 조합원은 소수지만 3개의 노조가 설립됐다. 선대부터 이어져 오던 삼성의 '비노조 원칙'이 일단 깨진 것이다.

삼성에 비판적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정책위원장을 맡은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이 부회장 등장 이후 백혈병 사태 등이 진전을 보인 건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하지만 삼성의 근로환경 개선이나 노조 활동 보장 등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아직은 미흡하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 부회장의 등장과 함께 조직 문화 변화도 시도하고 있다. 2014년 이 부회장이 리더십을 맡은 해 삼성전자가 발표한 '스타트업 삼성 컬처 혁신' 선언이 대표적이다. ▶시대와 흐름에 맞지 않는 사고방식을 버리고 ▶기존의 관행과 결별하고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의식과 일하는 문화를 만들자는 세 가지다. 인사 제도도 기존 5개 직급을 4개로 줄이고, 호칭도 '○○님'으로 부르게 스타트업 식으로 바꿨다. "기존 삼성의 권위적인 문화로는 임직원의 창의성을 살릴 수 없다"는 이 부회장의 지적에 따른 조치였다.

이 부회장 자신도 전용기를 팔고, 엘리베이터 잡는 직원에게 "나 때문에 엘리베이터 잡지 마라"고 말리고, 출장도 혼자 다니는 등 권위를 타파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하지만 내부에서조차 "상급 관리자들의 상명하복,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획일적인 문화는 여전히 강하다"는 비판은 여전히 나온다. "30중 후반 40대는 아직 군대 물 덜 빠짐", "실제 암묵적인 출근 시간 정해져 있고 술 좋아하시는 윗사람들 많고" 하는 블라인드 글도 종종 등장한다.

사회적인 기대에 부응하고, 글로벌 시장의 리더십까지 확보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삼성은 앞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김세완 교수는 “일련의 재판 과정에서 볼 수 있듯 삼성은 과거 관습적으로 해오던 문화와 새로운 세대의 가치관이 강하게 충돌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것을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큰 숙제”라고 지적했다. 한국 경제의 대표 기업 삼성을 이끄는 이 부회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장정훈·이소아 기자 cchoon@joongang.co.kr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8월 20일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광주 교육센터를 찾아 교육생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이 부회장은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은 IT생태계 저변 확대를 위해 필수적"이라며 "큰 꿈을 실현할수 있도록 다같이 도전하자"고 강조했다.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8월 20일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광주 교육센터를 찾아 교육생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이 부회장은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은 IT생태계 저변 확대를 위해 필수적"이라며 "큰 꿈을 실현할수 있도록 다같이 도전하자"고 강조했다. [사진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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