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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협상 일정도 없는데…3박4일 한국 찾은 미국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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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제임스 드하트 미국 방위비협상대표가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임스 드하트 미국 방위비협상대표가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이 11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에서 한국 측 분담액을 대폭 올리라고 요구한 가운데 제임스 드하트 미측 수석대표가 5일 한국을 찾았다.

드하트, 국회의원·주한미군 면담 #한국 입장 파악해 전략 활용할 듯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드하트 대표는 3박4일간 머물며 여야 의원들을 만나고 언론인 면담도 진행한다고 한다. 그의 이번 방한은 ‘비공식 방문’으로, 한국 협상 대표팀과는 비공식 만찬 일정만 조율 중이다. 11차 SMA 협상은 이달 중 서울에서 세 번째 회의가 열릴 예정인데, 굳이 앞서 한국을 방문한 셈이다. 협상도 없는데 수석대표가 방한한 것은 이례적이다.

드하트의 일정으로 미뤄 이번 방한 목적은 한국 내 기류 파악으로 관측된다. 방위비 대폭 증액에 반대하는 한국 국민의 의견을 직접 들어볼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측 입장을 정밀하게 파악하고 협상에 속도를 내 현 협정의 만료 시한인 12월 31일 전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마무리하겠다는 속내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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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선 전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이란 성과를 내려 하기 때문에 기한 내 협상 타결이 미국의 철칙”이라고 전했다. 새 협정 체결의 최종 단계인 비준 동의권을 갖고 있는 국회 의견을 들어보려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외교가에선 드하트 대표가 전할 메시지도 주목하고 있다. 주목적은 한국의 입장 경청이겠지만 방위비 증액의 불가피성을 피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서울의 분위기를 파악하면서 ‘합리적이고 공평한 분담’이 무엇인지 직접 들어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지혜·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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