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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됐다” 발표한 실종자 시신 없어…인양 중 유실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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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응급환자 이송 중 지난달 31일 오후 독도 해상에서 추락한 소방헬기가 사고 나흘 만인 3일 인양됐다. 추락 62시간 만이다. 인양된 헬기 내에서 실종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독도 소방헬기 나흘 만에 인양 #탑승한 7명 중 시신 2구 수습 #인양된 헬기 동체 심하게 훼손 #KBS, 경찰에 영상 미제공 사과

추락한 헬기에는 환자와 소방구조대원 등 7명이 타고 있었다. 수색당국은 지난 2일 추락한 헬기 인근에서 2명, 기내에서 1명을 발견했다고 발표했지만 기내에서 실종자가 발견되지 않으면서 시신 발견은 2명으로 줄었다.

수색당국은 애초 발표한 기내 시신 1구를 찾지 못한 것이 영상 판독 오류인지, 인양 유실인지 확인하고 있다. 수습된 시신 2구는 3일 오전 7시쯤 헬기로 울릉도로 이송됐다가 신원 확인을 위한 DNA 검사 등을 위해 대구 동산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중 1구는 서모(45) 정비사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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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에 있던 실종자 가족들은 실종자가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오자 오열했다. 이날 오전 경북 울릉군 보건의료원에 구급차 2대가 급하게 들어섰다. 구급대원들이 하얀 천에 싸인 시신이 놓인 들것을 꺼내 의료원 건물 안으로 옮겼다. 사고로 실종된 자신의 가족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도착한 가족들은 무너지는 가슴에 눈물을 쏟아내 얼굴이 퉁퉁 부은 채였다.

의료원에 들어갔던 가족 일부는 심한 충격을 받았는지 다른 사람의 부축을 받으며 건물 바깥으로 걸어나오기도 했다. 소방대원들과 의료원 직원들도 무거운 마음을 가누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였다. 동료가 싸늘한 주검이 돼 돌아온 것을 확인한 중앙119구조본부 소방대원들은 “황망하게 떠난 동료의 생전 모습을 잊을 수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수색당국은 이날 오후 2시4분쯤 소방헬기의 동체를 청해진함 갑판 위로 인양하는 데 성공했다. 동체 인양을 위한 유실 방지 그물망과 인양색 설치를 마무리한 뒤 헬기 동체를 체인이나 후크로 결속하고 청해진함에 있는 두 개의 크레인으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인양이 완료된 헬기 동체 안에서 앞서 발 부분이 확인된 실종자를 포함해 추가 실종자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해군 측은 “기체 내부 실종자는 파손된 기체 일부와 함께 인양 중 유실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초 영상 판독 오류인지도 살피고 있다.

수색당국은 실종자가 헬기 동체 인양 위치 인근에 있을 것으로 보고 기상이 호전되면 해당 위치 주변에 대해 수색할 예정이다. 황상훈 동해지방해양경찰청 수색구조계장은 “수중 수색은 기상이 좋아지면 해군·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 유관기관의 무인잠수정, 포화잠수 장비, 독도 인근 해저지형 자료 등 관련 장비를 총동원해 재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수색당국은 인양한 헬기 동체 내에서 블랙박스와 교신 녹음 장비 등이 회수되면 사고 원인 분석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수색당국은 사고 헬기 동체를 청해진함에 인양된 상태로 포항항으로 이동 후 사고 원인 조사를 위해 김포공항으로 이송할 계획이다. 이날 인양된 헬기 동체는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다. 소방청 관계자는 “프로펠러가 돌아가는 과정에서 착수돼 그 힘으로 동체가 꺾인 듯하다”고 밝혔다.

한편 KBS가 독도 헬기 추락 사고 관련 영상 보유 사실을 숨기고 경찰의 공유 요청을 거부했다는 논란이 일자 3일 사과했다. KBS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해당 직원이 사전 동의 없이 휴대전화 촬영 행위를 한 점, 사고 초기에 촬영하지 않았다고 답변한 점, 보도 과정에서 이를 보다 철저히 확인하지 않고 방송해 논란이 일게 된 점 등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동해·울릉도·독도=박진호·심석용·김정석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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