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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흥~’ 금이빨 선물 받은 호랑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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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이빨 송곳니 시술을 하고 포효하는 벵갈호랑이 ‘카라’. [피에르 포텐 페이스북 캡처]

금이빨 송곳니 시술을 하고 포효하는 벵갈호랑이 ‘카라’. [피에르 포텐 페이스북 캡처]

장난감을 씹다가 송곳니가 부서진 호랑이가 반짝이는 금이빨을 갖게 됐다.

국제동물복지기구 피에르 포텐은 최근 독일 호랑이 보호소에 사는 6살 벵갈 호랑이 ‘카라’의 송곳니에 금을 덧씌우는 두 차례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31일 보도했다.

독일 티에트 호랑이 보호소에 사는 카라는 사육사가 준 장난감을 씹으며 놀다 지난 8월 송곳니가 부러졌다. 육식동물인 호랑이는 송곳니가 부러지면 음식물 섭취에 문제가 생겨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될 우려가 있었다. 이후 치료법을 고민하던 보호소 측 의료진은 고민 끝에 사람처럼 금니 치료를 결정했다. 이를 위해 덴마크 치의학 전문의들이 동원됐다. 이들은 호랑이 보호소에 두 차례 방문해 금이빨을 제작하고 씌우는 수술을 했다.

수술 직후 카라는 새로 생긴 금 송곳니가 낯설었던지 2주일 동안은 금이빨을 계속 혀로 핥고, 다른 동물들과 눈이 마주칠 때는 이빨을 잘 드러내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3주 뒤에는 완전히 적응해 예전처럼 이빨을 드러내며 포효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이번에 금이빨 시술을 받은 카라는 2013년 이탈리아 한 개인 농장에서 불법 감금된 채 발견됐으며, 이 동물복지기구에 구조돼 201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150㎞ 떨어진 티에트 호랑이 보호소로 옮겨졌다.

생물학자 에바 린덴슈미트는 “호랑이에게 금니를 해 준 것은 사상 최초일 것”이라며 “금니를 맞춘 뒤 카라가 제대로 음식을 씹어 행복해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카라에 시술된 금이빨 송곳니(왼쪽)와 시술 장면. [피에르 포텐 페이스북 캡처]

카라에 시술된 금이빨 송곳니(왼쪽)와 시술 장면. [피에르 포텐 페이스북 캡처]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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