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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Fed 또 금리 인하...'보험성 조치' 마무리 수순

중앙일보

입력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연 1.75~2.00%인 기준금리를 1.50~1.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 7월, 9월에 이은 세 번째 금리 인하로, 올해 총 0.7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미, 기준금리 1.50~1.75%로 0.25%p 인하 #올 세차례 총 0.75%p 금리인하로 마무리 #그린스펀 90년대 말 대응 때와 동일 수치 #연준 성명 "경기확장 지속 위해" 문구 삭제 #한은 "예상 부합"…"긍정적 경기부양 기대"

이 소식에 뉴욕 3대 지수는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S&P500지수는 0.33% 오른 3046.77로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0.43%, 0.33% 올랐다. 다만, 블룸버그는 “10월 금리 인하는 금융 전문가들 사이에서 95% 확신했던 일이라 증시 상승 폭이 크진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향후 경기 침체에 대비하는 보험적 성격이 강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7월 10년 만에 첫 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연준이 통화정책 기조의 방향을 튼 것이냐’는 질문에 “명백히 보험적 성격(insurance aspect)”이라며 선을 그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둔화가 가시화하는 데다, 미·중 무역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의도일 뿐,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이 필요한 시점은 아니라는 얘기다.

한·미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한·미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글로벌 상황에서 미 경제를 강력히 유지하는 것을 돕고, 진행 중인 위험에 대한 일부 보험을 제공했다”며 시장의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 해석을 경계했다.

오는 12월 올해 마지막 FOMC 회의가 예정돼 있지만, 외신은 이날이 올해 마지막 금리 인하였다고 분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연준이 금리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추가 통화 완화 정책에 대한 희망은 없앴다”고 보도했다. FT는 “앨런 그린스펀 의장 시절인 1995년과 1998년에도 세 차례에 걸쳐 총 0.75%포인트의 보험성 인하를 단행, 경기하강에 대응했다”고 덧붙였다.

더군다나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9월 성명 문구 중 “경기 확장을 지속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하겠다”는 문구를 삭제하고 대신 “목표 범위의 적절한 경로를 평가하기 위해 경제 데이터를 계속 주시할 것”이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이에 대해 “연준이 올해 세 번의 금리를 내린 뒤 더는 인하하지 않겠다는 확실한 신호를 보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석했다.

이날 FOMC 회의에 참석한 위원 10명 중 2명은 금리 인하에 반대표를 던졌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는 지난 7월, 9월 FOMC와 마찬가지로 금리 동결을 주장하며 인하에 반대했다. 지난 9월 0.50%포인트의 강력한 금리 인하를 주장했던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이번에는 0.25%포인트 인하에 찬성했다.

실제로 미국 경제는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이다. 미 상무부는 이날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속보치가 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으로 1.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전체 성장률 2.6%에 비해 둔화했지만, 전문가 예상치(1.6%)보다는 선방했다. 미국 실업률은 3.5%로 반세기 만에 최저치다. 뉴욕 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한국은행은 연준의 세 번째 금리 인하와 관련해 “기대에 부합했다”며 긍정적인 반응이다.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는 31일 오전 한은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 기준 금리 인하가 주가 상승, 금리 하락에 적용된다고 한다면, 세계 경제 성장세를 지탱하는 데 도움이 되고, 우리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일정 부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통화정책 영향에 대해서는 “의결문에는 다소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해석될 부분이 있었어 자본 유출 등의 우려를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다고 본다”며 “다만 연준의 정책금리 방향이 유일한 고려 사안은 아니고 여러 사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므로 큰 폭의 영향을 미친다고 말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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