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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명가] “인구 줄어도 라이프 스타일 맞춤형 주택은 시장이 선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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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피데스개발 김승배 사장 “우리는 1인당 72.4㎡ 면적의 건축공간을 사용하고, 연간 1인당 2.1㎡ 면적의 새로운 건축공간을 만들어 낸다. 미래 우리의 삶이 이 2.1㎡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대표 디벨로퍼로 꼽히는 피데스개발 김승배 사장. 그는 “도시는 살아 숨 쉬는 생물과 같아서 그 변화를 읽고 그에 맞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R&D센터를 운영하며 매년 1000여명을 대상으로 미래주택 설문조사를 하고 10년 넘게 정기적으로 주거공간 트렌드 발표를 하는 이유다. 그는 ‘올인빌’ ‘횰로공간’ ‘강소주택’ 등 많은 트렌드 용어를 유행시켰다. 최근 ‘힐스테이트 삼송역’ ‘기흥역 파크 푸르지오’ ‘힐스테이트 범계역 모비우스’ 등의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며 ‘역’ 중심의 도시개발 개념인 ‘TOD’(Transit Oriented Development)를 확립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를 만나 주택시장 이슈들에 관해 물어봤다.

피데스개발 김승배 사장은 연구하는 디벨로퍼로 유명하다. R&D센터를 운영하며 매년 주거트렌드를 조사한다. 그는 ’빠르게 변하는 주거 수요에 맞춰 빅데이터 등을 적용한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데스개발 김승배 사장은 연구하는 디벨로퍼로 유명하다. R&D센터를 운영하며 매년 주거트렌드를 조사한다. 그는 ’빠르게 변하는 주거 수요에 맞춰 빅데이터 등을 적용한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주택 공급량 계획의 절반 #2~3년 뒤 서울·수도권 상황 걱정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필요

인구 절반이 20년 이상 된 집 거주

좋은 집은 어떤 집인가.

“내 생활에 맞는 집이 좋은 집이다. 단순한 말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정도가 20년 이상 된 집에 산다. 20년 전과 지금 우리의 생활은 아주 다르다. 20~30년 된 집에 사는 것은 유행에 뒤떨어지고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사는 것과 같다. 라이프 스타일이 변하는 속도에 맞춰 주거 트렌드도 빠르게 변한다. 현재 나의 생활에 맞고 미래 편리함을 미리 적용한 집이 좋은 집이다.”

R&D센터가 생소한데, 어떤 역할을 하나.

“빠르게 변하는 주거 수요에 맞추기 위해 R&D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 고령화 등을 비롯해 젊은 세대의 라이프 사이클 변화가 주택시장에도 직접 작용한다.

역세권 선호가 더욱 강화되고 커뮤니티 공간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공유 주방, 공유 숙박, 공유 오피스 등 ‘공유’ 공간도 크게 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AI가 가족이 되고 드론 착륙장이 필수가 될 것이다. 주택시장에 빅데이터 영향력이 높아지고 인공지능·가상현실 등의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프롭테크(Prop Tech) 영역이 강화될 것이다.

피데스개발 R&D센터에서는 변화하는 공간 수요에 맞게 미래 공간개발 방향을 연구하고 빅데이터·프롭테크를 적용한 공간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메말라가는 주택 공급

주택시장에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체감하는 최근 시장 분위기는 어떤가.

“올해 주택공급이 연초 계획의 절반 정도 수준이다. 관련 업계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이 주택 수급이다. 주택은 부족하다고 바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공산품이 아니다. 아무리 서두르더라도 아파트를 만드는데 3~5년 정도 시간이 걸린다.

지금 공급이 메말라가고 있으니 2~3년 후엔 수급불균형이 심해질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특히 수도권·서울의 주택 시장 상황이 걱정된다.”

어떻게 하면 서울 주택 공급량을 늘릴 수 있나.

“서울에서 주택을 포함한 각종 용도의 건축물을 지을 수 있는 대지가 1인당 약 25㎡ 정도에 불과하다. 주택을 지을 땅이 아주 적다는 사실이 주택문제의 핵심이다. 대부분의 대지에 이미 건물이 들어서 있다.

서울의 주택 공급을 늘릴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은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등을 통해 오래된 집이나 건물을 새집으로 바꿔 나가는 것이다. '콤팩트시티' 개념을 도입해 밀도를 높여 대지 사용 효율을 높이고 과거보다 소형주택비율을 높여 동일 밀도에도 세대수를 높여서 개발해야 한다.

뉴욕·런던 등 세계적인 도시들은 이미 고밀도 개발, 콤팩트시티로 도약해 도심 공동화를 막고 주택 공급량을 늘리고 있다. 낡은 도심 업무용 빌딩을 주거가 포함된 복합공간으로 고밀도 개발을 통해 주거공간을 늘려가는 것도 대안이 될 것이다.”

신도시도 활용할 수 있나.  

“1기 신도시를 미래형 스마트 시티로 바꿔 서울 수요를 흡수하는 전략적 선택이 가능하다고 본다. GTX와 같은 광역 급행철도로 도시 공간이 연결되므로 실현 가능성이 상당히 높을 것이다. 가구당 평균 30평 규모를 20평 규모로 줄여서 지으면 밀도를 높이지 않고도 50%의 추가 공급 효과를 볼 수 있다.”

집적·복합개발·콤팩트시티 대세 

지금은 집을 사야 하나, 팔아야 하나.  

“주관적인 판단에서 상황에 맞춰 결정해야 한다. 공간 소유의 시대에서 공간 점유의 시대로 가고 있다고 하고, 인구가 줄어드는 시기도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 선호하는 주거 공간은 제한적이다. 선호가 집중되는 주거는 시간이 갈수록 그 가치가 높아지게 된다. 지금은 주택공급은 줄어들고 있고 단기간 늘어나기도 어렵다. 입지를 잘 살펴 부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집을 가지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한다.”

주택 수요가 다양화하는데 어떤 공간 상품이 인기를 끌까.  

“공간 수요가 빠르게 다양화되고 있다. 공유 경제 시대가 부상하면서 공유 주방, 공유 숙박, 공유 오피스 등이 일반화되고 주거에 휴식을 강화한 ‘스테이케이션(stay+vacation)’ 주택, 집 주변에서 모든 것을 누리는 ‘올인빌’ 주택도 주목받고 있다.

도시개발의 흐름을 보면 공간 상품 개발의 방향도 예측할 수 있다. 전 세계 도시개발은 집적·복합개발·콤팩트시티가 주를 이루고 있다.

미래에는 교통망을 중심으로 주거·상업·레저·문화 공간이 결합한 복합공간이 더욱더 인기를 끌 것이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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