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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축구 또 깜깜이...12월 부산 동아시안컵 돌연 불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축구 남북 맞대결. 관중도 취재도 중계도 없는 '깜깜이 축구'로 진행됐다. 태극기 앞에 선 우리 선수들 뒷편으로 텅 빈 관중석이 보인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지난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축구 남북 맞대결. 관중도 취재도 중계도 없는 '깜깜이 축구'로 진행됐다. 태극기 앞에 선 우리 선수들 뒷편으로 텅 빈 관중석이 보인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북한축구가 또 돌발 행동을 했다. 오는 12월 부산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이하 동아시안컵)에 여자축구대표팀이 참가할 예정이었지만, 돌연 불참을 결정했다. 지난 15일 평양에서 열린 남자축구 맞대결에 이은 또 한 번의 ‘깜깜이 축구’다.

개막 한 달 여 앞두고 또 돌발행동 #북한여자대표팀 방한 계획 철회 #내년 올림픽 예선 참가 여부 관심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북한 여자대표팀이 동아시안컵에 출전하지 않는다. 지난달 중순께 불참 의사를 통보받은 후 EAFF와 축구협회가 꾸준히 설득했지만, 결정을 돌리지 못했다”고 29일 말했다.

동아시안컵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 축구대회로, 2년 주기로 열린다. 예선을 거쳐 남자부와 여자부 각 네 팀씩 출전해 풀리그 방식으로 순위를 가린다. 남자부는 한국과 일본, 중국, 홍콩이 출전하고 여자부는 한국과 북한, 일본, 중국으로 참가국이 정해진 상태다.

북한이 출전을 포기한 건 최근 북미 관계를 포함해 냉랭해진 동북아 정세와 무관하지 않을 거란 분석이다. 올해 동아시안컵은 오는 12월10일부터 18일까지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과 부산구덕운동장에서 열린다. 경기 장소는 지난 4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60회 EAFF집행위원회에서 결정됐다. 개최지를 미리 알고 있던 북한이 이제와서 변덕을 부린 건 ‘장소’보다는 ‘분위기’를 살핀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결정이 앞서 평양에서 발생한 ‘깜깜이 축구’와 연결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북한이 동아시안컵 불참을 알린 건 지난 15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 맞대결 이전"이라면서 "북한이 평양 경기를 생중계와 남측 취재진 방북을 불허한 채 무관중 상태로 치른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축구계가 갑자기 문을 걸어 잠근 이유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올 수 있지만, 현재로선 원인을 축구계 밖에서 찾는 게 합리적인 판단 같다”면서 “남북 축구협회가 특정한 사안을 놓고 대립하거나 의견 충돌을 빚은 게 없다”고 덧붙였다.

동아시아연맹은 이달 중순께 북한의 동아시안컵 불참을 기정사실화하고 차순위팀 대만의 출전을 결정한 상태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대만과 내용을 공유하고 참가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 지난 28일 참가팀 변경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북한이 내년 2월 제주도 서귀포에서 열리는 2020 도쿄 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에도 불참할 지 여부는 미지수다. 북한은 최종예선 A조에서 한국과 베트남, 미얀마와 경쟁한다. A조 일정은 모두 제주도에서 열릴 예정이다.

축구협회는 “동아시안컵과 올림픽 최종예선은 대회 비중에 큰 차이가 있다”면서 “북한축구협회가 올림픽 예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축구협회는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아시안컵 북한 불참에 따른 향후 대응 방안을 발표한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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