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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한국과 훈련에 처음 이지스구축함 파견

중앙일보

입력

한국 해군이 최신예 이지스구축함을 앞세운 호주 해군과 연합 훈련을 실시한다. 최근 미국, 일본 등과의 연합 훈련에 적극적인 호주가 한국과 훈련에서도 정예 전력을 보내 인도 태평양 전략의 전선 확대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군은 31일까지 호주 해군과 포항 인근 해상에서 연합훈련인 '해돌이-왈라비 훈련'을 실시한다고 29일 밝혔다. 2012년 처음 실시한 해돌이-왈라비 훈련은 올해 6회째로 짝수해엔 환태평양합동군사훈련(림팩)을 겸해 해외에서 열리고, 홀수해엔 한국에서 개최돼 왔다.

이번 훈련에 한국 해군은 4400t급 구축함인 최영함(DDH-Ⅱ), 2500t급 호위함인 전북함(FFG), 수상함, 잠수함 등 함정 6척과 P-3 해상초계기, 링스 해상작전헬기 등 항공기 6대를 투입한다. 예년과 비교했을 때 함정 등 참여 전력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게 해군 측 설명이다.

호주 해군의 호바트함, 스튜어트함, 파라마타함(오른쪽부터). [사진 호주 해군 페이스북 캡처]

호주 해군의 호바트함, 스튜어트함, 파라마타함(오른쪽부터). [사진 호주 해군 페이스북 캡처]

이에 비해 호주는 해당 훈련 사상 처음 6300t급 이지스구축함인 호바트함을 투입한다. 호바트함은 2017년 진수한 최신예 이지스함으로 MH-60 헬기 1대를 탑재할 수 있고, SM-2 요격 미사일 32발 등으로 무장돼 있다.

군 당국은 이번 훈련이 정례적인 성격이라고 설명했지만 호바트함의 등장을 놓고 아시아 지역에서 군사적 움직임을 늘리는 호주의 행보와 연관돼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호주가 미국의 인도 태평양 전략의 한 축을 담당하면서 중국은 물론 북한까지 견제하는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호주 국방부는 지난 24일 호바트함과 호위함인 파라마타함을 동아시아 지역으로 급파해 대북 제재를 집행하는 국제적 노력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호바트함은 이번 훈련을 위해 지난 22일 부산에 입항했고, 파라마타함은 일본에서 훈련을 진행한 뒤 북한 해안 인근으로 이동했다고 한다. 대북 제재를 집행하는 국제적 노력을 지원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훈련이 끝난 뒤 호바트함도 북한 환적 단속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호주는 지난 5월 미국과 일본, 프랑스와 인도양에서 연합 해상훈련을 펼친 데 이어 9월에는 일본 항공자위대와 홋카이도 공역에서 공동훈련을 실시했다. 이들 모두 전례가 없는 훈련으로 남중국해 등에서 중국을 견제할 목적으로 해석됐다.

한국 역시 호주에서의 훈련을 늘릴 계획이다. 해병대는 2021년부터 호주에서 실시하는 탤리즈만 세이버 훈련에 대대급 부대를 보낸다. 탤리즈만 세이버는 미국과 호주가 주도하는 훈련으로 올해 경우 역대 최대 규모의 병력이 동원됐다. 지난해부터 미국이 한반도에서 대규모 연합 훈련을 중단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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