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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활어 → 숙성 회 → 미쉐린 요리…입맛 사로잡는 광어의 변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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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양식 광어의 숨은 매력

고단백 저칼로리 건강식 #45종 항생물질 잔류 검사 #다양한 요리 재료로 인기

고갈광우조오장!’
‘라이크잇(회), 아이 라이크잇(조림), 라이크잇(구이)….’

최근 시청자의 눈과 귀를 끌어모은 해양수산부 유튜브 채널의 한 동영상에 나오는 대사다. 방송인 장성규씨가 등장해 읊조린 대사 덕에 ‘병맛(맥락 없고 어이없는 상황·장면)’ 콘셉트로 만든 이 국내산 수산물 홍보 영상은 더욱 화제를 모았다. 장성규는 이 영상에서 ‘고갈광우조오장’을 수없이 반복해 외쳤다. 고갈광우조오장은 우리나라 대표 수산물인 고등어·갈치·광어·우럭·조기·오징어·장어의 앞 글자만 따서 축약한 말이다. 그는 이와 함께 이 생선들을 회·조림·구이·찌개·튀김·탕 등으로 다채롭게 즐길 수 있어 좋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국산 수산물의 소비를 촉구했다. 시청자들은 국산 생선의 매력적인 감칠맛을 눈으로 느꼈다며 유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영상에서도 등장한 광어는 우리나라 대표 수산물 중 하나로 꼽힌다. 광어는 특유의 감칠맛과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하며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어종이다. 특히 지방 함량이 적고 비타민B가 풍부한 고단백 저칼로리여서 건강에 좋은 식품으로 식도락가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린다.

남녀노소가 즐기는 생선

이처럼 광어는 맛이 좋고 몸에도 좋아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다. 하지만 동시에 소비자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어종이기도 하다. 횟감으로는 안성맞춤이지만 그 외엔 색다르게 먹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인식이 있어서다. 게다가 양식 광어의 안전성을 의심하는 눈초리와 연어·방어 등 밀려 들어오는 외국산 수산물도 광어 소비를 위축시키는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1980년대에 처음 시작된 우리나라 광어 양식업은 현재 국내 양식 어류 중 최대 규모로 성장했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 광어 양식장 규모는 수조 면적 기준 262ha(약 80만 평). 그중 55%인 145ha가 제주도에 있다.

제주도에선 바닷물을 끌어올려 하루 24시간 순환시키는 육상 수조식 양식법으로 광어를 키운다. 사람이 먹어도 될 정도로 신선한 생선을 광어 먹이로 공급한다. 여기에 비타민·오메가3·버섯·인삼 등 영양소까지 챙겨 준다. 제주도는 수산물안전성검사 조례를 자체적으로 제정해 출하 단계에서 45종에 달하는 항생물질 잔류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제주 광어 양식장 전경. 바닷물을 끌어와 키우는 육상 수조식 양식법을 적용한 시스템 구조(위 사진)와 수조 모습(아래 사진).

제주 광어 양식장 전경. 바닷물을 끌어와 키우는 육상 수조식 양식법을 적용한 시스템 구조(위 사진)와 수조 모습(아래 사진).

한용선 제주어류양식수협 조합장은 “양식 수산물에 대한 불안감을 불식시키고 국내산 광어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내 수산업계는 국가 대표 수산물의 위상에 걸맞게 최고의 환경에서 까다롭게 관리·생산한다”고 말했다. 제주어류양식수협은 광어를 횟감으로만 생각하는 소비자의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매년 10월 제주시에서 제주광어 대축제를 열어 가을에 특히 더 맛있는 제주산 광어를 제주도민과 여행자가 직접 맛보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유명 셰프들 레시피 개발

숙성 회만의 매력을 알리는 데도 적극 나서고 있다. 숙성 회는 갓 잡은 싱싱한 광어를 저온에서 숙성해 부드럽고 쫀득쫀득한 감칠맛이 으뜸이다. 전국 어디에서나 이 숙성 회를 손쉽게 즐길 수 있도록 질 좋은 광어의 살코기만 발라낸 형태(필렛)로도 선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광어 카르파초·스테이크·어묵·카레·미역국 등 광어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과 요리도 개발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엔 국내 한식당 최초로 미쉐린(미슐랭) 스타를 받은 두레유의 유현수 셰프를 비롯해 국내 실력파 셰프들과 함께 제주산 광어를 활용한 레시피 개발에도 착수했다.

한 조합장은 “광어는 대표적인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으로 지방 함량이 적고 노화 방지와 항산화에 도움을 줘 건강식으로도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꼼꼼하고 세밀한 품질관리로 제주산 광어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동시에 횟감으로만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가정이나 야외에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레시피와 제품을 연구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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