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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행성관절염 초기라는데 댄스 배워도 될까요?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강신영의 쉘 위 댄스(14) 

"무릎이 안 좋은데 댄스해도 괜찮을까요?" 같은 질문을 하지만 사실 생활체육 수준으로 하는 댄스스포츠는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사진 pixabay]

"무릎이 안 좋은데 댄스해도 괜찮을까요?" 같은 질문을 하지만 사실 생활체육 수준으로 하는 댄스스포츠는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사진 pixabay]

“자이브 배우다가 무릎을 상했다는데 저는 무릎도 안 좋은데 무리겠죠?”, “나이가 많은 편인데 댄스는 이 나이에 무리겠죠?”, “퇴행성관절염 초기인데 댄스를 배워도 되나요?” 등의 질문을 자주 받는다.

이런 질문이 나오는 이유는 댄스스포츠가 운동량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활체육으로서의 댄스스포츠는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 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 반 정도의 시간에 댄스를 한다 해도 초급 과정에서는 보통 걷는 것 수준보다 좀 더 운동량이 나올 뿐이다. 엘리트 체육으로서의 댄스스포츠는 경기 대회에 출전해야 하니 연습량이 많아야 한다. 기술적으로도 고난도 동작이 많아 상당한 체력이어야 한다.

다만, 자이브를 배우는데 베이직 스텝을 팡팡 뛰는 것을 잘하는 것으로 잘 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베이직 스텝을 잘 익혀야 하지만, 팡팡 뛰는 스텝이 아니다. 체중 있는 다리에서 밀어서 진행하고 뒤꿈치를 들어서 스텝을 하기 때문에 제대로 하면 별문제가 없다.

댄스스포츠는 쿠션이 있는 마룻바닥에서 배워야 한다. 농구장 코트를 생각하면 된다. 바닥의 쿠션이 상당히 충격을 완화해준다. 그런데 댄스 교습을 하는 장소에 가보면 콘크리트 바닥에 무늬만 나무 무늬인 비닐 장판이나 타일을 붙여 놓은 경우가 많다. 그런 곳에서 배우게 되면 충격흡수가 안 되어 무릎이 상할 수 있다.

보폭을 지나치게 크게 잡고 뛰는 사람도 많다. 보폭이 크다 보면 체중이 분산되어 다리가 상체를 받쳐주기 어렵게 된다. 자이브는 템포가 빠르기 때문에 보폭을 크게 하면 박자를 놓치기 쉽다.

퇴행성관절염은 무릎에 부담이 가지 않는 운동을 해야 한다. 수영이나 자전거 타기 같은 관절에 하중이 가지 않는 운동을 하면 된다. [사진 pixabay]

퇴행성관절염은 무릎에 부담이 가지 않는 운동을 해야 한다. 수영이나 자전거 타기 같은 관절에 하중이 가지 않는 운동을 하면 된다. [사진 pixabay]

퇴행성관절염이라고 하면 수영이나 자전거 타기 등 무릎에 하중이 덜 가는 운동을 권한다. 그렇게 하면 관절에 하중이 안 걸리기 때문에 물론 무리는 없다고는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그렇다고 관절이 좋아지는 것과는 다르다.

관절에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는 관절 주변 근육 강화를 권한다. 그러면 관절에 직접적인 부담을 주변 근육들이 담당해주기 때문에 관절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경험적으로 댄스만으로는 관절 주변 근육을 강화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댄스는 평지 운동이다. 오르락내리락하며 등산을 해보면 댄스 근육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마라톤을 해보면 댄스와 등산으로 단련한 근육 외에 또 다른 근육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마라톤도 거의 평지를 뛰는 것이지만, 한 발이 땅에서 떨어지면서 하중을 받기 때문에 근육 사용 부위도 다르고 강도도 다르다.

물론, 의사들은 무릎이 안 좋은 사람들은 등산이나 마라톤은 하지 말라고 한다. 걷기 운동 정도를 추천한다. 경험적으로 볼 때 걷기운동을 너무 쉬운 평지 코스만 하는 것보다는 약간의 오르막 내리막이 있는 둘레길 정도까지는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무릎이 안 좋다고 무릎 사용하는 것을 너무 금기시하다 보면 당연히 무릎 주변 근육이 약해진다. 우리 몸의 근육은 사용하지 않으면 금방 약해진다. 골절 등으로 한동안 근육을 사용하지 않으면 금방 근육이 감소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꾸준히 운동해야 그나마 유지라도 된다.

차차차나 룸바 같은 라틴댄스는 기술적으로 무릎을 많이 쓰기 때문에 관절염이 있으신 분들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반면 왈츠, 폭스트로트 같은 모던댄스는 무릎에 부담 없이 편안하게 추는 춤이기 때문에 관절염이 있어도 괜찮다. [중앙포토]

차차차나 룸바 같은 라틴댄스는 기술적으로 무릎을 많이 쓰기 때문에 관절염이 있으신 분들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반면 왈츠, 폭스트로트 같은 모던댄스는 무릎에 부담 없이 편안하게 추는 춤이기 때문에 관절염이 있어도 괜찮다. [중앙포토]

기술적인 면으로 볼 때 차차차, 룸바 같은 라틴댄스는 ‘무릎을 잠근다’ 하여 무릎을 곧게 펴는 동작이 많다. 차차차는 스타카토까지 병행해야 한다. 빠른 템포에 역동작을 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갑자기 방향을 반대로 도는 동작을 말한다. 관절 충격도 크지만, 근육이 비틀어지며 근막도 상하기 쉽다.

그러나 왈츠, 폭스트롯 같은 모던댄스는 템포가 느리고 초급에서는 역동작이 거의 없다. 가장 중요한 차이가 무릎을 느슨하게 편하게 하고 추는 춤이다. 무릎으로 하중을 받치기보다 뒤꿈치보다 앞꿈치를 주로 사용한다. 그래서 무릎이 안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왈츠, 폭스트롯를 권하고 싶다.

댄스스포츠를 배우는데, 나이가 걸림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생활체육 수준의 댄스라면 걸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배울 수 있다. 댄스스포츠 체계를 처음에 정립할 때 그렇게 일반인 위주로 만든 것이다. 엘리트 체육에서는 경기 댄스에서 보폭도 크게 해야 하고 박자도 나눠서 쓰기 때문에 같은 박자 내에서 요구하는 동작이 많아지게 되는 차이가 있다.

처음에는 근력과 체력이 비교적 필요한 라틴댄스가 배우기도 쉽고 재미도 있다. 자이브 차차차 같은 템포가 빠른 춤이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선호한다. 템포도 빠르니 순발력도 필요한데 나이 들어서는 힘겹기는 하지만, 춤에 재미를 붙이기 위해서는 배워두는 것도 좋다.

가장 인기 있는 춤이라 어차피 파티에 가게 되면 춰야 하는 춤이다. 유튜브 영상에 보면 꽤 나이 든 사람들의 자이브 영상물도 많다. 제대로 배우면 라틴댄스도 무리가 없다는 증거다.

라틴댄스가 부담스럽다면 왈츠 같은 모던댄스를 추천한다. 템포도 느리고 다리근력도 좋아져서 나이 든 사람들에게도 좋다. [사진 pxhere]

라틴댄스가 부담스럽다면 왈츠 같은 모던댄스를 추천한다. 템포도 느리고 다리근력도 좋아져서 나이 든 사람들에게도 좋다. [사진 pxhere]

나이 든 사람들에게 바람직한 춤은 역시 왈츠 같은 모던댄스다. 앞꿈치를 주로 사용해 추는 춤이라 다리 근력이 좀 필요하고 3박자 춤이라 처음에는 좀 어렵지만, 배울수록 좋아하게 되는 춤이다. 템포도 느리고 다리 근력도 좋아진다. 체중이 있는 다리에서 움직이는 다리를 밀어서 착지하고, 발뒤꿈치부터 앞꿈치로 체중을 천천히 얹으며 이동하기 때문에 무리가 없다.

덕분에 노인들이 가장 걱정하는 낙상사고를 예방하는 균형 감각도 길러진다. 젊은 사람들은 너무 남녀가 붙어서 추는 춤이라며 민망해하지만, 나이 든 사람들은 그런 면에서는 덜 민망한 편이다. 부부가 같이 배운다면 더 문제가 없을 것이다.

댄스스포츠를 잘 아는 전문의의 글을 읽어 보니 그의 의견은 아무래도 조심스럽다. 댄스스포츠는 몸의 유연성과 균형을 길러준다는 점에서는 좋은 운동이지만, 평소 관절 질환이 있는 사람은 과도한 동작이 오히려 관절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높은 굽의 구두를 신고 댄스를 해야 하는 여성들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한다. 왈츠, 폭스트롯까지는 그래도 템포가 느려서 할 만하지만, 퀵스텝 같은 빠른 템포의 춤은 피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다.

부상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주고 서서히 운동 강도를 높이는 방식이 권장된다. 과도한 연습이나 동작은 무릎 관절에 계속된 부담으로 작용해 주변 근육과 인대를 지치게 할 수도 있다. 만약, 무릎 주변이 붓고 뻣뻣해지는 증상이 있다면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댄스 칼럼니스트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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