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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살 된 한국영화, 이제 1000년 숲으로 간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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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아 23일 열린 ‘단성사 영화역사관’ 개관식을 찾은 이장호 한국영화10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임권택 감독, 배우 신영균, 김혜자, 한지일(왼쪽부터). [뉴시스]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아 23일 열린 ‘단성사 영화역사관’ 개관식을 찾은 이장호 한국영화10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임권택 감독, 배우 신영균, 김혜자, 한지일(왼쪽부터). [뉴시스]

27일 한국영화가 탄생 100주년을 맞는다. 이날은 조선인 자본으로 조선인 배우가 모여 만든 최초의 영화로 꼽히는 ‘의리적 구토’가 1919년 서울 종로 단성사에서 개봉한 지 100년째 되는 날이다.

영화는 불우하게 자란 주인공 송산이 집안 재산을 가로채려는 계모 일당에 맞서게 되는 복수극. 연극 무대에서 표현하기 어려운 장면을 영화로 찍어 무대 위 스크린에 삽입한 형태다. 제작자이자 주연배우 김도산이 단성사 경영자 박승필의 후원으로 완성해 큰 성공을 거뒀다. 영화인협회는 이를 최초의 한국영화로 지정하며 10월 27일을 ‘영화의 날’로 기념해왔다. 100주년을 맞은 올해는 서울 광화문 등지에서 여러 축하행사가 열린다.

23일 단성사에선 ‘단성사 영화역사관’ 개관식이 열렸다. 단성사는 1907년 조선인 소유의 유일한 복합 연희장으로 설립돼, 나운규의 ‘아리랑’(1926) 등 민족영화 흥행을 이끌었다.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가 1993년 단관 개봉해 한국영화 최초 100만 관객을 동원한 곳도 단성사였다. 2000년대 경영난으로 폐관한 뒤 4년 전 ‘영안모자’ 계열사가 건물을 인수해 영화 역사관으로 재탄생시켰다.

이날 개관식에 참석한 임 감독은 “‘서편제’ 당시 단성사 앞 2층 다방에서 꽉 모여든 관객들을 보며 제 인생 최고의 해를 선물 받았다”고 돌이켰다. 한국영화100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이장호 감독은 “한국영화 100년의 뿌리, 이제 1000년의 숲으로 간다”고 외쳤다.

주말인 26·27일은 ‘한국영화 100년 기념 광화문 축제’가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된다. 26일엔 ‘영화촬영현장재현’ 프로그램에선 시민들이 실제 특수분장팀 도움을 받아 영화 ‘부산행’ 속 좀비 등으로 변신할 수 있다. 27일 오후 6시 30분엔 가수 김윤아·김태우 등이 역대 한국영화 OST 등을 공연하는 기념 음악회가 열린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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