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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개 도축 사라졌다, 마지막 3곳 이달 도축 중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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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식용견 도축업소가 자취를 감췄다. 서울 성동구에 두 곳, 강서구에 한 곳 남아있던 서울의 마지막 식용견 도축업소들이 이달 도축을 중단했다. 지난 2월 경동시장 안에 있던 도축업소 두 곳도 개 도축을 중단하면서 전통시장의 개 도축업소들도 사라졌다. 이로써 서울의 식용견 도축업소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6일 서울 중구 남산백범광장에서 열릴 ‘반려견과 함께 남산걷기 대회’에서 ‘개 도축 제로’ 도시를 선언한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 2월 유기견 영화를 관람한 후 “서울 시내에서 개 도축업소를 완전히 없애겠다”고 밝혔다.

박원순 시장, 26일 ‘개 도축 제로’ 도시 선포 #“옳은 결정, 식용견 제로 도시로도 나아가야”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이 지난 2월 애니메이션 언더독을 관람한 후 "서울 시내서 개 도축장을 완전히 없애겠다"고 밝혔다.[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이 지난 2월 애니메이션 언더독을 관람한 후 "서울 시내서 개 도축장을 완전히 없애겠다"고 밝혔다.[연합뉴스]

개의 도축·유통·판매를 규제할 법적 근거는 없다. 현행 축산물위생관리법에 따르면 개는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가축’에 포함되지 않아서다. 다만 동물보호법에 따라 목을 매다는 등의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그간 도축업자들이 개 도축을 중단하거나 폐업하도록 설득해왔다. 시민 민원과 개 도축이 도시 품격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렇게 2016년부터 전통시장 내 개 도축업소 총 8곳을 폐업시키거나 개 도축을 중단시켰다. 이운오 서울시 동물관리팀장은 “식품위생법 위반 사항을 단속하는 방법으로 압박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개 도축을 중단한 업체 세 곳은 지난해 8월 개 도축 폐수를 무단 방류해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에 적발되기도 했다. 서울시는 이후 이들 업체들을 계속 찾아가 개 도축 중단을 설득했다.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지난해 7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개·고양이 도살 금지법 촉구 국민대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지난해 7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개·고양이 도살 금지법 촉구 국민대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서울시의 이런 방침을 놓고 찬반이 엇갈린다. 반려동물인 개를 식용으로 도축해선 안 된다는 입장과 도축업자들의 생업을 빼앗는다는 의견이 맞선다.
이지연 동물해방물결 공동대표는 “현행법보다 한발 앞서가는 서울시의 결정을 환영한다. 선진적으로 가는 옳은 방향”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개 도축 제로’에 이어 ‘개 식용 제로’ 도시로 더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보신탕집은 2005년 500여 곳에서 2014년 300여 곳으로 줄었다. 현재는 100여 곳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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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주영봉 대한육견협회 사무총장은 “박원순 시장의 정치적인 퍼포먼스”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엔 이미 개 도축업소를 찾아보기 힘들었는데, 서울시가 이런 선언을 하면 개 도축업 전체가 위축될 수 있다. 업주들의 생존권 침해이자 식용견을 먹는 시민들의 자유권 침해”라고 했다. 육견업계는 개도 축산물위생관리법에 ‘식용 가축’으로 포함시켜 제도권에서 합법적으로 생산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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