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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공수처법 우선 처리” 정의당 제외하곤 “절대 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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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 둘째)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나 원내대표,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이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변선구 기자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 둘째)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나 원내대표,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이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변선구 기자

“본회의 표결 시에는 선거법-공수처법-검경 수사권 조정법 순으로 진행한다.”

선거법 처리와 맞물려 평행선 #“총선 어느 당이든 3분의 2 몰아줘야” #해외순방 문희상 의장 발언 논란

지난 4월 22일 더불어민주당과 야3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이 선거제 개편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 개혁 관련 법안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키로 하면서 작성한 합의서의 문구다. 패스트트랙 안건을 한날 본회의에 상정하고 선거법부터 처리키로 약속한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 20일 이 같은 합의를 깨고 공수처 법안을 우선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이 정한 D데이는 29일이다.

‘4월 합의’를 이뤘던 야3당의 표정은 좋지 않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21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공수처법 우선 처리는 불가하다”고,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절대 불가”라고 했다.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 정도만 “4월 합의 주체들이 선거법 처리까지 가는 로드맵을 다시 합의하면 우선 처리도 가능하다”고 했다. 이날 회동한 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은 공수처 설치 법안 처리에 관해선 “우선 처리”(민주당 이인영), “절대 반대”(한국당 나경원), “선거법 동시 처리”(오신환)라는 이견만 확인한 채 돌아섰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22일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29일 우선처리 방침에 대한 당내 동의를 구할 예정이다. 당내에선 “상당 기간 ‘공수처 반대=반개혁’이라는 프레임으로 한국당을 몰고 다니는 게 유리하다”(친문재인 그룹 중진 의원)는 의견이 있지만, 지도부 차원에선 “우선 처리를 강력히 진행하는 것이 민의에 맞는 대응”(박찬대 원내대변인)이라고 본다. 전략통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조국 대전’ 국면에서 검찰 개혁에 동의하지만 조국에 반대하는 지지층이 이탈했고, 조국 사퇴 뒤 ‘조국 수호’를 외쳤던 지지층의 이탈이 감지됐다”며 “공수처 드라이브는 두 부류의 지지층을 동시에 회복할 수 있는 카드”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본회의에서의 부결이지만, 민주당의 핵심 당직자는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지도부의 판단”이라고 했다. 민주당(128석)이 믿는 건 공수처 설치에 찬성하는 압도적인 호남 여론이다. 공수처 법안만 떼어 본회의 의결을 시도하더라도 정의당(6석)·민주평화당(4석)은 물론 무소속 중 호남 기반의 의원들(12~13석)들도 반대하기 어렵고, 바른미래당에서도 호남 지역구와 개혁 성향 의원들로부터 10표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낼 수 있다는 게 민주당의 셈법이다.

하지만 공수처법만 처리한다고 할 때 다른 당 의원들이 본회의에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한국당은 물론 바른미래당·대안정치 등도 불참을 택한다면 의결정족수(과반 출석)에 못 미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낭패를 본다면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선거법은 물론 예산안 처리도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한마디로 ‘고위험’의 게임인 셈이다.

이 원내대표는 21일 최고위원회에서 “방대한 권한을 가지고도 어떤 기관으로부터 견제받지 않는 검찰 권력의 분산을 이루는 것이 공수처의 핵심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본회의 사회권을 쥔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한 인터뷰에서 “법안 통과에는 (과반인) 150표 이상이 필요하니 결국 일괄타결밖에 답이 없다. 예산안과 사법개혁 법안, 정치개혁 법안 등 모든 것을 뭉뚱그려 (일괄타결)해야 한다고 예측한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내년 총선과 관련해 “어느 당이든 (전체 의석의) 3분의 2로 몰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세르비아·아제르바이잔·조지아 순방을 한 문 의장은 21일 마지막 순방지인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가진 기자단과 인터뷰에서 “촛불 민심을 제도화하고 헌법을 고치고 검찰 개혁 등 개혁 입법을 할 사람을 눈을 부릅뜨고 찾아야 한다. 합의하고 토론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의장은 현재는 국회의장으로서 당적을 가질 수 없어 무소속이지만, 더불어민주당 출신이다. 문 의장은 20대 국회의 남은 과제에 대해 “개혁 입법을 해야 한다. 첫 번째가 사법 개혁이고 두 번째는 재벌 개혁”이라고 했다.

임장혁·윤성민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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