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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공정위에 LG 맞제소···'TV전쟁' 점입가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삼성전자 모델들이 QLED 8K TV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 모델들이 QLED 8K TV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과 LG 전자의 'TV 전쟁'이 점입가경이다. 지난달 초 독일 국제 가전 전시회(IFA 2019)에서 8K TV의 화질을 놓고 시작된 두 회사의 충돌이 광고 비방전, 유튜브 난타전에 이어 공정거래위원회 공방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공정위에 LG전자를 상대로 제소했다. LG전자가 지난달 삼성전자를 공정위에 신고한 데 따른 맞제소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LG전자가 광고를 통해 객관적 증거 없이 삼성전자의 QLED TV를 헐뜯어 표시광고법을, 삼성전자의 QLED TV와 8K 기술을 꾸준히 비방한 것은 공정거래법을 각각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삼성, "LG가 비방 광고 속에 욕설까지 사용" 

삼성전자 측은 공정위에 "LG전자가 최근 공개한 광고 영상에서 객관적인 근거 없이 'QLED TV의 블랙은 정확하지 않을 수 있고, 컬러는 과장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은 표시광고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또 삼성전자는 LG전자가 소비자가 보기에 삼성 TV에 대한 '영어 욕설'로 인식될 수 있는 장면까지 사용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인다. LG전자는 지난달 공개한 올레드 TV 광고 영상에서 'FELD'와 'ULED', 'QLED', 'KLED' 등의 명칭을 차례로 나열했다. 이후 화면에서는 '어떤 이름으로 포장해도 올레드TV를 따라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중 알파벳 앞글자를 따다 모으면 영어 욕설의 변형('FUQK')이 된다는 해석까지 제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또 미국이나 영국, 호주 등 외국 광고심의 당국에서 이미 'QLED' 명칭을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는데도 LG전자가 이를 문제 삼아 공정위에 신고한 것은 삼성 TV의 평판을 훼손하기 위한 목적으로 공정한 경제 행위를 침해한 것이란 입장이다.

이에 앞서 LG전자는 지난달 20일 삼성전자의 QLED TV 광고가 '허위 및 과장 광고'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바 있다. LG전자는 당시 공정위 신고서에서 "QLED TV는 LED 백라이트를 사용하는 액정표시장치(LCD) TV임에도 QLED라는 자발광기술이 적용된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는 허위과장 표시 광고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LG전자가 지난 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8'에서 공개한 88인치 8K OLED TV. 세계 최대 크기의 OLED TV로 업계에서는 내년 출시할 것으로 전망한다. [사진 LG전자]

LG전자가 지난 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8'에서 공개한 88인치 8K OLED TV. 세계 최대 크기의 OLED TV로 업계에서는 내년 출시할 것으로 전망한다. [사진 LG전자]

LG, "삼성이 교묘한 명칭으로 위장해 기술 속여"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미 유튜브를 통해서도 격돌했다. LG전자가 삼성전자의 QLED TV 분해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자, 삼성전자는 LG전자의 OLED TV의 번인 현상을 지적하는 동영상을 최근 게시한 것이다. LG전자는 지난달 말 유튜브에 연구원들이 직접 OLED TV와 QLED TV를 차례로 뜯으면서 "QLED TV는 QD 시트와 LED 백라이트, LCD 패널 등이 합쳐진 것이기 때문에 QD-LCD가 정확한 표현"이라고 강조하는 영상을 올렸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OLED TV에 생긴 번인을 직접 보여주고, 이어 붉은 화면을 10초간 상영하며 소비자가 TV 번인 유무를 점검하도록 하는 'TV 번인 확인(TV burn-in checker)'이라는 동영상을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017년부터 각각 QLED와 OLED를 앞세워 서로 우위에 있다고 신경전을 펼쳐왔다"며 "특히 최근 중국 업체가 LCD TV 시장을 장악하면서 마지막 남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맞붙게 되자 끝을 모르는 확전을 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정훈 기자 cc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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