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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평양 축구 최악" 문체부장관 "굉장히 화나지만 인내해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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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한국과 북한의 경기가 열리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이번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뉴스1]

15일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한국과 북한의 경기가 열리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이번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뉴스1]

축구 국가대표팀의 평양 원정 ‘3무(무승부·무관중·무중계) 경기’가 21일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를 달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문체위)는 이날 오전부터 문체부와 산하기관 등을 상대로 확인 감사를 벌였다.

박 장관, 북측에 "유튜브에라도 경기 올려달라고 얘기 중"

첫 질의자인 최경환 무소속 의원부터 “평양 축구는 남북 스포츠 역사상 최악이다. 우리 선수들을 사지에 몰아넣었다”며 박양우 문체부 장관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최 의원은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2032년 올림픽 공동개최, 2020 도쿄올림픽 단일팀 구성 등 남북 스포츠 교류가 제대로 되겠나”며 “문체부 장관과 대한체육회장은 국민에게 공식적으로 정중하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박 장관은 “저 자신도 굉장히 속상하고 화가 난다. 국민께도 송구하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다만 “이번 일은 남북 축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남북 교류의 문제”라며 “작은 일로 일희일비하지 말고 역사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속이 상하지만 인내하면서 앞에 놓여있는 남북 관계, 스포츠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역시 “남북 교류는 여러 복잡한 상황이 있다”며 “교류는 지속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청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청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이에 한선교 자유한국당 의원이 “일희일비라는 답변은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 의원은 “저쪽에서 잘못했으면 지적을 해야 할 것 아니냐. 국민들 마음에 이렇게 상처를 내고 하루아침에 합의를 깨는데 남북 단일팀을 만들면 뭐하냐”고 질책했다. 이어 “대통령 지지율에 축구도 영향을 미쳤다. 말로만 재발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 있을 여러 (교류) 행사를 전면 금지시키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도 이에 “유념하겠다”고 답했다.

염동열 한국당 의원 역시 “선수들 출입국 때 북측의 횡포, 호텔에서의 사실상 감금상태 등을 감안하면 한 경기를 도둑질당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상을 보고서로 작성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세계축구연맹(FIFA) 등에 보고하고, 의원들에도 배포하라”고 촉구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방송용으로 부적합한 영상만 받았다고 중계를 하지 않았는데 지금이라도 방송 가능한 영상을 확보해야 한다. 장관은 노력하고 있나”고 물었다. 박 장관은 “정 안 되면 그쪽(북측) 유튜브에라도 올려달라고 얘기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청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청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반면 여당에서는 오히려 무관중, 무중계 사태가 유엔의 대북제재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엔 제재로 (북측에) 현금을 줄 수 없어서 중계가 무산됐다. 이왕 중계할 수 없다면 무관중으로 하자는 그런 흐름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체육 분야에서 별도 대화 채널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선 최근 숨진 걸그룹 에프엑스 출신 배우 설리(본명 최진리) 관련 질의도 나왔다. 우상호 의원이 "악플 때문에 돌아가신 분이 처음이 아니다. 재발 방지를 위해 인터넷 실명제, 악플 방지법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하자 박양우 장관도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 교수 시절부터 늘 강조해왔다. 표현의 자유와 개인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관계 부처와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서 그렇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에서는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관련 의혹도 제기했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나 원내대표의 딸 김모 씨가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에서 지난 3년간 자격 없이 당연직 이사로 권한을 행사했다”며 “2018년 나 원내대표와 김씨가 함께 대의원으로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한 사실도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 측은 이에 대해 “조국 전 장관 물타기를 위해 벌이는 음해성 공세”라고 반박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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