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게 거북선 모형을 선물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20일 조코위 대통령의 취임식에 특사로 참석해 문 대통령의 친서와 선물을 전달했다. 2014년 취임한 조코위 대통령은 올해 4월 17일 대선에서 55.5%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문 대통령은 친서를 통해 “조코위 대통령님께서 보여주신 우정과 신뢰 덕분에 인도네시아와 한국은 아세안에서 유일한 ‘특별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 “오는 11월 25~26일 부산에서 개최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재회하자”는 내용도 친서에 담았다.
문 대통령은 노 실장이 추천한 선물 중 ‘거북선’ 모형을 직접 골랐다고 한다. 노 실장은 연합뉴스에 “조코위 대통령이 해양강국을 추구하고 우리도 그렇다. 그래서 상징적 의미가 있는 거북선을 선물로 가지고 왔다”고 설명했다.
노 실장에 따르면, 조코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궁에서 재선 취임식을 마친 뒤 문 대통령의 선물을 받고 “지난 6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일본 오사카에서 문 대통령과 만나 좋은 시간을 가졌었다”며 “문 대통령과 잘 맞는 것 같다. 영부인들끼리도 사이가 좋다”고 친밀감을 표시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다음 달 말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뵐 텐데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또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진출에 대해 모든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며 “사실상 타결한 한-인도네시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에 대해서도 기대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 실장은 “신남방정책은 문재인 정부의 큰 외교정책 중에 하나”라며 “신남방 지역에서 교역만이 아니라 중요한 파트너십을 맺으려 하고 있고, 그중에서 인도네시아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면적, 인구, GDP 모든 면에서 아세안의 40%가 인도네시아”라며 “인도네시아와는 특별하게 모든 분야에서 교류·협력관계를 강화해 나가려고 하고 있다. 진짜 인도네시아를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노 실장은 이날 조코위 재선 취임식에 참석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 훈 센 캄보디아 총리 등과 잇달아 만나 인사를 나눴다. 노 실장은 이들에게 “문 대통령께서 기다리신다”며 다음 달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들도 “기대한다”고 답했다. 노 실장은 왕치산(王岐山) 중국 부주석, 나카야마 노리히로(中山展宏) 일본 외무성 정무관 등과도 인사했다.
노 실장은 이날 취임식에 참석하기 전 현대차와 CJ, 하나은행 등 인도네시아 주재 한국기업 관계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임성남 주아세안 대사와 김창범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가 함께 참석했다.
앞서 외교부는 노 실장이 인니 특사로 파견된 데 대해 “인도네시아는 신남방 정책의 핵심 파트너로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임기 중 활발한 정상 교류를 통해 양국관계가 ‘특별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것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조코위 대통령은 2017년 11월 문 대통령이 인도네시아를 국빈방문해 정상회담을 했고, 지난해 9월에는 조코위 대통령이 국빈방문으로 답방을 했다. 올해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회의에서도 한-인니 정상회담을 하는 등 매년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