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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지 않는 KTX세종역 신설 논란.. 이춘희 세종시장 추진 의지

중앙일보

입력

KTX 세종역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춘희 세종시장이 추진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 데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도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KTX 세종역 신설 후보지로 거론 중인 세종시 발산리 일원. 세종시는 행정중심복합도시 남쪽이자 대전 유성구와 인접한 이 지역에 KTX 역사를 만들기 위한 연구 용역에 들어갔다. [연합뉴스]

KTX 세종역 신설 후보지로 거론 중인 세종시 발산리 일원. 세종시는 행정중심복합도시 남쪽이자 대전 유성구와 인접한 이 지역에 KTX 역사를 만들기 위한 연구 용역에 들어갔다. [연합뉴스]

이 시장은 지난 17일 정례 언론브리핑에서 "KTX 세종역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추진하는 사업"이라며 “세종역 신설을 위한 연구용역이 이미 발주돼 내년 상반기까지 진행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세종역은 지금 새롭게 결정해 추진하는 사업이 아니다"라며 "용역 결과가 나오면 타당성이 있는지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춘희 시장, "꼭 필요하다. 충북과 논의하겠다" #국감서 민주당 의원, "세종역 없어 공무원 불편" #충북은 "오송역 입지 흔들린다"며 결사 반대

이 시장은 충북지역에서 반발하는 데 대해 “그동안 충북선 고속화 문제 등 지역 현안이 해결됐고, 그 과정에서 지역 출신 이해찬 의원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상생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두 도시가 같이 발전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충청권 4개 시·도가 참여하는 광역교통계획도 실무적으로 논의하고 있고, 세종역 문제 역시 이와 연계해 추진하면 충북에서도 다른 의견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용역 결과가 나오면 다시 한번 협의하겠다”고 강조했다.

KTX 세종역 설치 건은 지난 8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대전시·세종시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세종시에 KTX가 서지 않아 세종청사 공무원들이 BRT(간선급행버스)를 30여분 타고 오송역까지 가는 것은 대단히 비효율적"이라며 "따라서 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적극적으로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바른미래당 주승용 의원도 이 시장에게 향후 계획 등이 담긴 상세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충북 청주시 오송역 광장에서 KTX세종역저지반대책위원회가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 충북도의회]

충북 청주시 오송역 광장에서 KTX세종역저지반대책위원회가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 충북도의회]

반면 충북 옥천·영동·보은이 지역구인 자유한국당 박덕흠 의원은 사실상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박 의원은 "충청권 주민은 세종역 신설을 전국 유일 KTX 분기역인 오송역과 공주역, 서대전역의 위상과 가치를 훼손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역 건설이 추진되면 충청권 내에서 심각한 분열과 갈등이 초래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의원들에게 세종역 신설 추진 사실을 설명하면서 "세종시는 국내 주요 도시에서 2시간 내 접근할 수 있는 교통망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또 “충청권 4개 시·도가 협의해 광역 철도망 계획을 만들어 가고 있으니 국가 계획에 반영되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KTX 세종역 논란은 세종시가 2014년 2월 발표한 2030도시기본계획에 역 신설 방안을 포함하면서부터 본격화했다. 세종시가 2030년까지 인구 80만명의 자족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선 KTX역이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당시 유한식 세종시장이 2014년 지방선거 공약으로 제시하면서 공론화했지만, 그가 낙선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KTX 세종역 예정지. [중앙포토]

KTX 세종역 예정지. [중앙포토]

그런데 2016년 4.13 총선에서 이해찬 의원이 공약하고 이춘희 세종시장까지 동조하면서 갈등이 증폭됐다. 이 의원은 세종시 금남면 발산리 호남고속철도에 세종역을 만들어 일부 KTX 열차를 정차시키자고 제안했다. 이 의원이 제안한 세종역 예정지는 오송역에서 광주 방향으로 21㎞ 거리다. 여기서 다시 공주역까지는 22㎞ 떨어져 있다. 간이역이어서 건립 예산도 500억원 안팎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충북은 세종시 관문 역할을 하는 오송역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오송역 주변 상권도 위축될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충남은 공주역이 위축될 거라며 반대해왔다. 대전은 KTX 정차 횟수가 크게 준 호남선 서대전역 활성화는 물 건너갈 것으로 보고 있다.

세종=김방현 기자 kim.bang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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