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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음란물 다크넷 비밀사이트 이용자 337명 적발 223명은 한국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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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한국인 손 모씨가 운영한 불법 폐쇄형 다크넷 아동음란물 유통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가 폐쇄됐음을 안내하는 화면. [사진 JTBC]

한국인 손 모씨가 운영한 불법 폐쇄형 다크넷 아동음란물 유통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가 폐쇄됐음을 안내하는 화면. [사진 JTBC]

한국과 미국·영국 수사 당국이 16일(현지시간) 폐쇄형 비밀 사이트 다크넷(darknet)을 이용해 아동 포르노 25만건을 유통한 한국인 손 모(23) 씨와 12개국 이용자 337명을 체포·적발했다고 동시에 발표했다. 적발된 이용자 중 한국인이 223명으로 가장 많고 미국 92명, 영국 18명 순이다. 비밀 사이트 유료회원만 세계 38개국 4000여명, 다운로드 횟수도 100만 건이 넘어 수사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미국, 스페인과 영국의 사이트에서 유통된 아동 포르노 제작에 희생된 아동 23명도 수사 과정에서 구조됐다.

한·미·영 국제수사…아동 23명 구조 #사이트 운영 한국인 25만건 유통 #한국서 18개월형만 받고 복역 중 #미국선 다운만 받아도 징역 5년

손 씨는 2015년 6월부터 승인된 회원만 별도 프로그램을 통해 접속하고, 암호 화폐 비트코인으로 아동음란물을 사고파는 ‘웰컴 투 비디오’(Welcome to Video)라는 다크넷 사이트를 운영했다. 손 씨는 지난해 5월 한국에서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아동·음란물 판매 등 혐의로 구속된 뒤 1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됐다가,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미국은 처벌이 달랐다. 이 사이트에서 1회 다운로드한 것만으로도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제시 리우 워싱턴 DC 연방검사는 이날 회견에서 “이 사건은 아동 포르노 매매에 암호 화폐를 사용한 것을 적발한 첫 번째 사례”라며 “약 8테라바이트 분량 자료의 대부분은 사춘기 이전 아동 음란물로 심지어 유아나 젖먹이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 법무부가 공개한 이용자 적발 사례를 보면, 코네티컷주 마크 롤러(38)는 아동 포르노 수령 혐의로 징역 5년과 5년 보호관찰형이었다.

텍사스주 전직 국토안보부 수사 요원인 리처드 그래코프스키(40)는 1회 다운로드와 시청 목적의 1회 접속 혐의로 징역 70개월, 보호관찰 10년형과 7명의 피해자에 3만 5000달러 배상까지 선고받았다.

아동 포르노를 제작해 사이트에서 유포한 영국의 카일 폭스(26)는 아동 강간, 성폭행 및 아동 포르노 공유 등 혐의로 22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영국 국가범죄수사국(NCA)의 폴 젠킨스 미주지역 책임자는 “그는 다섯살 소년을 강간하고, 3살 여자아이를 성추행하는 장면을 웰컴 투 비디오 사이트에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도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아동음란물을 제작·수입 및 수출할 경우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 징역, 영리 목적의 판매·유통은 10년 이하 징역, 단순 소지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이다. 미국 형법은 더 가혹하다.

아동 포르노 제작은 초범이라도 최소 15년에서 최대 30년까지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주(州)간 또는 외국에 상업적으로 유통한 경우엔 초범도 최소 5년에서 20년형이다.

손 씨의 경우 미국 연방 검찰이 아동 포르노 유통 죄뿐 아니라 미국으로의 수입, 범죄에 비트코인을 활용한 돈세탁 혐의까지 9개 혐의로 기소했기 때문에 앞으로 범죄인인도를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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