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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지사, 올림픽 마라톤 삿포로 개최에 "북방영토는 어떠냐"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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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 [로이터=연합뉴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 [로이터=연합뉴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0년 도쿄올림픽의 마라톤 경기를 홋카이도(北海道) 삿포로(札幌)시에서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인 사실이 알려지자 도쿄도지사가 반발하고 나섰다.

17일 교도통신, NHK 등에 따르면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는 이날 노동조합 회의에 참석해 "IOC로부터 통보하는 형태로 (소식을) 받았다"며 "그야말로 청천벽력이다. 위도가 상당히 높아 서늘한 곳이라면 북방(北方)영토는 어떤가"라고 말했다.

차라리 러시아와 일본이 영토 분쟁 중인 쿠릴 4개섬에서 경기를 치르자는 의미로 IOC의 방안에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낸 셈이다.

러시아가 실효 지배 중인 쿠릴 4개섬에 대해 일본은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고이케 지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모리 요시로(森喜朗) 조직위원장이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친하니 그 정도는 요청해 보는 것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비꼬기도 했다.

고이케 지사의 이날 발언은 러시아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고 싶지 않은 일본 정부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고이케 지사는 자신이 발언이 논란이 된 뒤에도 "경기장을 갑자기 북쪽의 삿포로로 변경하자는 안이 나왔으니, 한가지 안으로 (북방영토 개최안을) 말한 것"이라고 재차 못박았다.

지난 16일 IOC는 도쿄올림픽의 폭염 대책 차원에서 마라톤과 경보 경기가 열리는 회장을 도쿄보다 기온이 5~6도 낮은 삿포로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삿포로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아키모토 가쓰히로(秋元克広) 삿포로 시장은 이날 오전 NHK에 "IOC로부터 삿포로라는 구체적인 이름이 나와 놀라운 동시에 영광"이라며 "도쿄 2020년 대회의 성공을 위해 최대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2020 도쿄 올림픽 로고와 패럴림픽 로고. [AP=연합뉴스]

2020 도쿄 올림픽 로고와 패럴림픽 로고. [AP=연합뉴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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