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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검찰총장 고소인 적절한가”…윤석열 “한겨레 1면에 사과하면 재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윤석열 검찰총장은 17일 ‘윤중천 별장 접대 연루 의혹에도 검찰이 수사를 덮었다’고 보도한 한겨레신문을 고소한 것에 대해 “같은 지면에 취재 과정을 밝히고 사과한다면 고소를 유지할지 한번 재고해보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9.10.17/뉴스1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9.10.17/뉴스1

윤 총장은 이날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고소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하시는 건 좋지만 언론도 거기에 상응해 사과를 한다든지 해야 한다”며 이같이 답했다. 한겨레신문과 한겨레21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스폰서로 알려진 건설업자 윤중천(58ㆍ구속기소)씨의 윤 총장 접대 관련 진술이 나왔음에도 검찰이 실체를 확인하지 않고 수사를 덮었다고 보도했다.

금 의원은 우선 “한겨레신문의 기사에 대해 제 의견은 대단히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첫번째로, 제목을 쓰면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재수사 과정에서 나왔다고 해서 윤 총장이 부당한 접대를 받은 것과 같은 인상을 독자들이 갖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두 번째로, 한겨레 보도 자체에 의하더라도 윤중천에게 당시 검찰총장을 소개했다는 임모씨에 대해 조사했다. 윤석열 검사에 대해 특정해 묻지 않았다, 덮었다고 문제를 삼고 있는데 대단히 잘못된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기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 의원은 그러면서도 “제가 이 질문을 드리는 이유는 윤 총장께서 이 사건을 고소했기 때문”이라며 “수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 신뢰하지만 검찰총장이 고소인이 된 사건이 있는 것 자체가 과연 적절한지, 본래적 의미의 범죄라면 모르지만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깊이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금 의원은 자신이 초임 검사 시절 검사 시보로 있던 사법연수원생이 금전적 피해를 입어 고소했을 때 고소를 철회시킨 일화를 덧붙였다. 금 의원은 “그때 한 명의 검사도 이견 없이 ‘검사는 고소하는 게 아니다, 자기가 검사로 있으면서 그 검찰청에 고소하면 어떻게 되느냐’는 논리에 납득해 사법연수원생도 고소를 취소했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저도 지금까지 살면서 누구를 고소해 본 적이 단 한번도 없다”며 “저도 의원님 못지 않게 인터넷, 유튜브 이런 데로부터 정말 어마무시한 공격을 많이 받았지만 한번도 고소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 보도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언론 중 하나가 제가 판단하기로는 늘상 해야 하는 확인 없이 1면에 게재했기 때문에 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검찰 기관에 대한 문제일 수 있다”며 “이후 계속 후속보도를 했고, 검찰총장이 윤중천한테 별장에서 접대 받았다는 내용을 계속 독자들에게 인식시키고 있다”고 강한 톤으로 말했다. 윤 총장은 “만약 이 언론사가 취재 과정을 다 밝히고 이런 식의 명예훼손이 된 부분에 대해 같은 지면에 사과한다면 고소를 계속 유지할지 한번 재고해보겠다”고 말했다.

이후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이 이미 사실관계가 밝혀졌으니 고소를 취하해도 되지 않느냐는 취지로 말하자 윤 총장은 “저는 사과를 받아야 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윤 총장은 이어 “검찰총장이라는 사람에 대해 아니면 말고 식으로 보도해놓고 확인됐으니 고소를 취소하라는 말씀은 받아들이기 좀 어렵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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