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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기자 성희롱 당했는데···사장은 "유시민 가해자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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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동 KBS사장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승동 KBS사장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승동 KBS 사장이 17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의 출연 패널 성희롱 발언과 관련 “이르면 내일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고발 의사를 밝혔다. 양 사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과방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성희롱 사건 관련 방침을 정했냐”(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고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다만 “유시민씨가 성희롱 가해자는 아니다”라고 밝혀 유 이사장은 고발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감에서는 초반부터 ‘알릴레오’에서 불거진 성희롱에 대한 KBS 대응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 과정에서 박선숙 의원은 “신체적 상해와 성희롱이 차이가 있나” “사장 주최 회의를 한 적 있나”며 몰아붙였다. 양 사장이 “법적 조치를 할 계획”이라 했지만 박 의원은 “시의성 문제를 얘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KBS는 인터뷰 유출 논란이 일었을 땐 하루 만에 외부조사위를 꾸리기로 했지만, 기자 성희롱 논란은 불거진 지 이틀 동안(15~16일)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아 대응이 늦다는 취지였다.

답변하는 양승동 KBS사장 [연합뉴스]

답변하는 양승동 KBS사장 [연합뉴스]

인터뷰 유출 논란에 대해 외부 조사위를 꾸리기로 한 양 사장의 리더십에 대해서는 여당 의원들 일부도 의문을 제기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국 전 장관에) 불리한 내용만 압축해서 나갔다는 건 비판이 있을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유시민 이사장은 KBS 기자와 검찰이 내통했다고 하는데 그건 동의하기 어렵다. 회사 대응이 신중했어야 하는데 대응을 너무 서두르다가 논란을 키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물러날 생각 없냐”(박성중 의원)고 양 사장 사퇴를 촉구했다. 박 의원은 “남우충수(濫竽充數, 무능한 사람이 외람되이 높은 벼슬을 차지하는 것)라는 말이 나온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국감장에 ‘국민의 명령이다! 양승동 나가레오!’ ‘근조 KBS’ 등의 유인물을 인쇄해 노트북 컴퓨터에 붙이고 나왔다. 이를 뗄지를 두고 노웅래 과방위원장과 한국당 의원들 간 한때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KBS의 정치 편향성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김성태 의원(비례대표)도 “서초동 집회를 왜곡ㆍ확대보도하고 문비어천가 부르는 KBS가 공영방송 맞냐”며 “유시민은 차기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되니 알아서 고개를 숙이는 거 아니냐. 좌파논객 1인 유뷰버에게 KBS가 흔들리고 있다”고 했다. 박대출 의원은 “유시민씨 관련 대응을 보면 KBS는 줏대도 잣대도 없다”며 “16일 열린 북한과의 축구는 억대 선금을 보내놓고 녹화중계마저 취소될 위기다. 축구 중계로도 북한을 퍼주나”라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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