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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산업 변방' 중국이 전기차 시장 1위 된 비결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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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 중인 중국 BYD의 전기차. [사진 BYD]

충전 중인 중국 BYD의 전기차. [사진 BYD]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에서 중국 시장이 일본을 제치고 1위로 부상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지난해 중국의 전기차(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수소차 포함) 판매는 122만대로 일본(116만대)을 추월했다고 16일 밝혔다. 조사는 일본의 자동차 전문연구기관 포린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했으며, 포린은 전 세계 80여 개국의 전기차 현황을 담았다.

KAMA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는 전 세계서 429만대가 팔려 2017년보다 28.4% 증가했다. 이는 글로벌 판매량의 4.5%에 차지한다.

차종별로 보면 순수 전기차는 급증했으나, 하이브리드(HEV)의 증가세는 둔화했다. HEV는 231만대가 팔려 여전히 전기차 판매의 54%를 차지했다. 하지만 2017년과 비교하면 7%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순수 전기차는 197만대가 팔린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보다 68% 증가했다.

이는 최근 순수 전기차에 집중하는 글로벌 트렌드와 일치한다. 폭스바겐·GM 등 유럽과 미국의 완성차 제조업체는 하이브리드를 건너뛰고 순수 전기차에 집중하기로 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급성장했다. 지난해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HEV 26만대, 순수 전기차 96만대를 기록했다. 자동차 산업의 변방으로 취급되던 중국이 전기차 부문에서 약진한 배경으로는 전기차 구매보조금과 전용 번호판 발급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꼽힌다.

김준규 KAMA 조사연구실장은 "정부 정부가 수년간 소비·공급 측면에서 전기차 지원 정책이 뒷받침했다"며 "베이징·상하이에선 내연기관 차 등록이 까다로운 정도로 정부가 전기차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공급 측면에서도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친환경차 육성책이 성장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전기차 보조금을 절반으로 줄였으며, 2021년엔 폐지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중국의 전기차 제조업체가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이는 중국의 전기차 산업이 궤도에 올랐다는 방증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 실장은 "전기차 양산 규모가 커지면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며“중국 전기차 산업 성장이 무서운 이유"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은 한국에 전기버스를 수출하는 등 글로벌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한국 전기차의 중국 수출은 여의치 않은 게 현실이다. 중국 정부가 자국 완성차 업체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만기 KAMA 회장은 "국내 전기차 보급수준과 시장점유율은 세계 평균보다 높은 편이지만, 급격히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을 고려한 보조금 정책이 필요하다"며 "전기차 생태계를 위한 핵심 부품·소재 개발에 완성차와 부품업체가 공동 참여할 수 있는 지원체계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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