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15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39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개회식에 참석해 미리 연습한 수어(手語)로 인사하며 선수단을 격려했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5시30분부터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개회식에서 “틀리지 않습니다. 우리는 다릅니다. 못 하는 게 아닙니다. 자신만의 방식대로 하는 것입니다”라고 수어를 한 뒤 격려사를 시작했다.
김 여사는 격려사에서 “차이로 차별당하지 않는 무(無)장애 사회가 포용사회”라면서 “장애인 체육활동은 도전과 극복으로 누릴 수 있는 감동의 드라마가 아니라, 당연하게 누리는 일상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오늘 막을 연 장애인체전의 주인공인 선수들뿐만 아니라, 모든 장애인들에게 일상은 끝없는 도전이다. 버스를 타고, 물건을 사고, 영화를 보는 일상에서 ‘용기’를 요구하는 사회는 부끄러운 사회”라며 “250만명의 장애인이 세상 속으로 나오는 길들이 활짝 열려 있어야 하고, 비장애인이 갈 수 있는 곳이면 어디라도 장애인의 자리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는 또 “2018년 평창패럴림픽의 열매로 정부는 ‘생활밀착형 장애인 체육시설’ 건립을 추진하는 한편, 장애인이 우선 이용권을 갖는 시설인 ‘반다비 체육센터’ 30곳도 선정됐다”고 전했다. 김 여사는 이어 “‘차이’를 ‘차별’하는 세상에서 차이는 ‘또 다른 삶의 방식’일 뿐임을 증명하며 살아온 선수 여러분,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와주셔서 고맙다”며 “서로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서로의 성취를 함께 기뻐하며, 서로의 존귀함에 박수를 보내며, 연대하는 축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마지막으로 “사랑합니다”를 수어로 전하며 격려사를 마쳤다. 개회식에 참석한 서울 25개 농아인 지부 소속 농아인 250여명은 ‘수어 박수’로 화답했다.
김 여사는 이날 개회식에서 차기 대회 개최지인 경북을 시작으로 마지막 서울까지 1500여명의 선수단이 입장하는 동안 주요 참석자들과 함께 손을 흔들며 선수단을 환영했다.
김 여사의 격려사에 이어 남녀 선수대표와 심판대표가 페어플레이 선언문을 낭독했다. 김 여사가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개회식에 참석한 것은 지난해 익산에서 열린 대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북한의 목함지뢰에 두 다리를 잃고 장애인조정선수로 변신한 하재헌 예비역 중사가 성화를 최종 점화했고, 개회식은 월드스타 싸이의 축하 공연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개막한 ‘제39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는 오는 19일까지 5일간 열리며, 선수권대회(27개 종목)와 동호인부(18개 종목) 총 30개 종목에 총 8978명(선수 6025명, 임원 및 관계자 2953명)이 참여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해외에서도 선수단이 참가했다. 22명의 해외 동포 선수단은 볼링, 수영, 역도, 필드 골프 종목에 출전한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