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마다 예술감독을 따로 선임해 오페라 작품 제작을 맡기겠다.”
국립오페라단의 박형식(66) 신임 예술감독이 15일 새로운 운영 원칙을 발표했다.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국립예술단체 연습동에서 박 감독은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제작하는 오페라의 캐스팅 등 작품 제작은 예술감독을 별도로 정해 맡기고 나는 행정과 경영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시즌제 예술감독’ 제도를 도입해 작품별, 혹은 일정 시기별로 오페라 제작총괄을 따로 두겠다는 뜻이다.
박형식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 #"시즌마다 예술감독 따로 두겠다"
박 감독은 이달 1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임명했다.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의 임기는 3년이지만 직전 예술감독 4명이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박 감독은 “오페라 전문가가 아니다” “학력 기재 사항이 분명하지 못하다”며 성악가와 민간 오페라단 등이 제기한 의혹 속에서 임기를 시작했다.
1962년 창단해 2000년 재단법인이 된 국립오페라단은 2018년 92억원, 2019년 100억원의 국고보조금을 받았으며 각각 정기공연 23회, 27회의 작품을 제작하는 단체다. 1~5대까지는 단장으로 불렸지만 6대 박수길 단장은 예술감독을 겸했고, 7대(정은숙)부터는 예술감독 직함만 사용했다. 박형식 예술감독은 13대다.
박 감독은 “지금껏 운영방식이 예술감독 겸 단장인데 단장보다는 예술감독의 기능이 강했다. 나랏돈을 가지고 큰 사업을 할 때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이제 예술감독의 권한을 배분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했다. 구체적 방안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박 감독은 “내년 공연할 작품은 전임 단장이 계획해놓은대로 올라갈 예정이고 내후년부터 레퍼토리 자문위원단을 만들고 조직 내부를 정비하는 등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작품마다 예술감독을 따로 선정할 경우 작품 제작의 비용과 기간이 늘어나는 문제도 해결할 과제로 보인다.
박 감독은 또 “국립오페라단이 음악계와 사설 오페라단을 모두 아우르면서 끌고 가는 맏형 역할을 해야한다”며 “매니지먼트 역할에 충실하면서 조직을 탄탄하게 만드는 것이 신임 예술감독이 맡은 우선 과제라 본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한양대 음대와 단국대 대학원에서 성악을 전공했으며 1978년~2000년 세중문화회관 산하의 서울시립합창단 기획실장 겸 단장 직무대리를 맡았다. 2000~2004년 정동극장 극장장을 거쳐 안양문화예술재단 대표(2009~2012), 의정부예술의전당 대표(2012~2019년)를 맡았던 예술 경영인이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