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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칸센도 잠겼다, 태풍 하기비스에 24명 사망·실종…쑥밭된 일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 중부 나가노현의 신칸센 열차가 태풍 하기비스가 몰고 온 폭우로 흙탕물에 잠겨 있다. [AP=연합뉴스]

일본 중부 나가노현의 신칸센 열차가 태풍 하기비스가 몰고 온 폭우로 흙탕물에 잠겨 있다. [AP=연합뉴스]

제19호 태풍 하기비스가 일본 열도를 강타해 24명이 사망 혹은 행방불명됐다.
13일 NHK에 따르면 하기비스가 전날 저녁 일본 열도에 상륙해 폭우를 쏟아내며 이날 5시 30분 현재 사망자 4명, 행방불명자 17명이 발생했다.

하기비스는 12일 저녁 시즈오카현 이즈 반도에 상륙한 뒤 밤새 수도권 간토 지방에 많은 비를 내린 뒤 이날 오전 6시 50분 현재 세력이 많이 약화한 채로 미야코 시 동쪽 130㎞까지 진행했다. 이 지역에 100~500mm의 기록적인 호우가 쏟아지면서 하천과 강이 범람하거나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일본 중부 나가노현의 시쿠마강 제방이 폭우로 붕괴돼 주택가가 흙탕물에 침수됐다. [REUTERS=연합뉴스]

일본 중부 나가노현의 시쿠마강 제방이 폭우로 붕괴돼 주택가가 흙탕물에 침수됐다. [REUTERS=연합뉴스]

앞서 일본 당국은 도쿄와 지바, 가나가와 등 11개 도현 주민 약 1000만명에게 피난 지시·권고를 내렸다. NHK에 따르면 초대형 태풍 하기비스 내습으로 13일 오전 4시까지 지바 현과 군마 현에서 1명씩, 가나가와 현에서 2명 합쳐서 4명이 토사붕괴와 돌풍 등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군마 현과 시즈오카 현, 나가노 현, 후쿠시마 현, 미야기 현 등 7개 현에서 범람과 토사붕괴, 차량 추락 등으로 합쳐 15명이 실종됐으며 27개 부현(府縣)에서 최소한 96명이 다쳤다.

일본 중부 나가노현의 시쿠마강 제방이 폭우로 붕괴돼 주택가가 흙탕물에 침수됐다. [REUTERS=연합뉴스]

일본 중부 나가노현의 시쿠마강 제방이 폭우로 붕괴돼 주택가가 흙탕물에 침수됐다. [REUTERS=연합뉴스]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정전사태도 발생했다. 도쿄도와 시즈오카 현 등에서 43만500호에 전력공급이 끊겼다. 태풍이 접근함에 따라 철도와 공항이 운행 정지와 운항 중단에 들어가면서 교통기능은 대폭 제한됐고 상업시설 등도 휴업하거나 철시했다.

도쿄 북부 카와고에 지역의 주택가가 태풍 하기비스가 몰고 온 폭우에 잠겼다. [AP=연합뉴스]

도쿄 북부 카와고에 지역의 주택가가 태풍 하기비스가 몰고 온 폭우에 잠겼다. [AP=연합뉴스]

지바 현에선 돌풍이 생기면서 가옥 12채가 완전히 부서지고 89채는 파손됐다.
하기비스는 중심기압 970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이 35m, 최대 순간풍속 50m이며 중심에서 반경 260km 이내에서는 풍속 25m 넘는 폭풍이 불었다.

도쿄 북쪽 아시카가 지역도 폭우에 잠겼다. [AP=연합뉴스]

도쿄 북쪽 아시카가 지역도 폭우에 잠겼다. [AP=연합뉴스]

아베 신조 총리는 태풍에 대비해 인명 제일의 재해 긴급대책에 만전을 기하라고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자위대는 1만7000명의 병력을 동원해 태풍 대응에 나서고 있다. 도쿄도는 2000년 화산 분화 이래 19년 만에 재해대책본부를 설치했다.

나가노현 시쿠마강 범람지역역에서 일본 자위대 헬기가 구조활동을 하고 있다. [REUTERS=연합뉴스]

나가노현 시쿠마강 범람지역역에서 일본 자위대 헬기가 구조활동을 하고 있다. [REUTERS=연합뉴스]

태풍 하기비스는 동일본에서 도호쿠 지방을 북동진하고서 오후 6시에는 온대성 저기압으로 세력을 약화해 홋카이도 동부에 도달할 전망이다.

도쿄 인근 가와사키시 주민들이 밤사이 폭우로 잠긴 집을 바라보고 있다. [AP=연합뉴스]

도쿄 인근 가와사키시 주민들이 밤사이 폭우로 잠긴 집을 바라보고 있다. [AP=연합뉴스]

한 구조대원이 폭우에 잠긴 가와사키에서 구조활동을 하고 있다. [REUTERS=연합뉴스]

한 구조대원이 폭우에 잠긴 가와사키에서 구조활동을 하고 있다. [REUTERS=연합뉴스]

태풍 하기비스는 강풍도 몰고 왔다. 도쿄 근교 지바현에서 강풍에 파괴된 자동차가 길가에 방치되어 있다. [AP=연합뉴스]

태풍 하기비스는 강풍도 몰고 왔다. 도쿄 근교 지바현에서 강풍에 파괴된 자동차가 길가에 방치되어 있다. [AP=연합뉴스]

중부 일본 이세도 폭우에 잠겼다. [AP=연합뉴스]

중부 일본 이세도 폭우에 잠겼다. [AP=연합뉴스]

미에현 기호항 방파제를 덮치는 태풍 하기비스. [AP=연합뉴스]

미에현 기호항 방파제를 덮치는 태풍 하기비스. [AP=연합뉴스]

일본 럭비 대표팀이 12일 태풍 하기비스가 접근하면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스코틀랜드 대표팀과의 경기를 앞두고 훈련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 럭비 대표팀이 12일 태풍 하기비스가 접근하면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스코틀랜드 대표팀과의 경기를 앞두고 훈련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태풍은 일본 정부가 공을 들이고 있는 럭비 월드컵에도 영향을 미쳐 럭비 월드컵 조직위원회는 12일 예정됐던 3경기 중 2경기에 대해 연기를 결정했다.

지바현 다테야마시의 수퍼마켓. 초대형 태풍의 내습을 앞두고 생필품이 품절현상을 빚었다. [AP=연합뉴스]

지바현 다테야마시의 수퍼마켓. 초대형 태풍의 내습을 앞두고 생필품이 품절현상을 빚었다. [AP=연합뉴스]

방재용품을 판매하는 대형 마트에는 태풍에 대비하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도쿄 나가노의 한 대형 마트에는 12일 개점 전에 50명이 건전지, 유리창에 붙일 테이프 등 방재 장비를 사러 줄을 섰고 일부 품목은 품절 되기도 했다.

12일 나리타 공항이 한산한 모습이다. 하기비스의 내습으로 일본의 교통은 대부분 마비상태다. [AP=연힙뉴스]

12일 나리타 공항이 한산한 모습이다. 하기비스의 내습으로 일본의 교통은 대부분 마비상태다. [AP=연힙뉴스]

하기비스가 일본 열도에 접근하면서 교통은 마비 상태가 됐다. 수도권에서 발착하는 항공기는 무더기 결항 사태를 맞았다. NHK에 따르면 전날 항공사 전일본공수(ANA)는 12일 도쿄 하네다(羽田) 공항과 나리타(成田) 공항을 발착하는 국내선 항공편 406편 모두에 대해, 일본항공(JAL)은 대부분인 350편에 대해 결항을 결정했다.

수도권의 JR 철도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고속철도 신칸센(新幹線), 도쿄도 지하철 등에 대해 피해 발생 전 미리 운행을 중단하는 '계획 운행휴지'도 12~13일 실시됐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태풍의 세력을 살펴본 뒤 14일 수도권 가나가와 현 사가미만 해상에서 개최할 예정인 관함식을 취소하거나 축소 개최하는 방안을 고려하기로 했다. 이미 12∼13일 열 계획이던 함정의 일반 공개 행사는 취소됐다.

13일 오전 태풍이 지나간 도쿄에서 진흙을 청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3일 오전 태풍이 지나간 도쿄에서 진흙을 청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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