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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 거리 다시 메운 "조국 수호" 촛불…맞은편선 "조국 규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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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제9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제9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을 지지하는 촛불집회와 조 장관을 규탄하는 맞불 집회 인파가 토요일인 12일 서울 서초동 일대 거리를 다시 채웠다.

'사법적폐청산 범국민 시민연대'는 서초역 사거리에서 '제9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를 개최했다. 공식 집회는 3시간 40분 만에 끝났다. 집회 참가자들은 교대역~서리풀 터널까지와 누에다리~예술의 전당 도로에 자리했다. 인파 뒤쪽은 듬성듬성 비어 있는 곳이 보였고, 서초동 일대를 오가는 인파 역시 지난주보다 적었다. 집회 주최 측과 경찰은 추산 인원을 따로 발표하지 않았다.

집회 주최 측은 서초역 사거리에서 대검찰청·교대역·예술의 전당·서리풀 터널 방면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집회를 진행했다. 이날 사회는 개그맨 노정렬이 맡았다. 노씨는 유시민과 KBS의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의 인터뷰 논란을 언급하며 “검찰에 조사를 받고 온 피의자에게서 들은 내용을 검찰에 크로스체크하는 게 맞습니까 여러분"이라며 "70여년 동안 빨대를 꽂아서 국민의 고혈을 뽑아먹는 (언론과 검찰의) 이 동맹을 태워버리자”고 주장했다. 이어 조 장관 부인 정경심(57) 교수의 동양대 표창장 논란을 두고 “일부 대학생들이 팩트체크 없이 석박사 학위를 위조한 사람 말만 믿고 (조 장관의 딸 조민씨가) 특혜를 받았네, 엄마·아빠 찬스를 썼네 하고 있는데 그런 얘기들도 다 촛불로 태워버리자”고 말했다.

시민연대 주도 마지막 서초 집회 

시민연대 측은 이번 집회가 이 단체가 주도하는 마지막 집회라고 밝혔다. 다만 ‘최후통첩문’을 통해 요구 사항을 밝히며 이가 이뤄지지 않을 시 서초와 광화문에서 다시 집회를 열 것을 예고했다. 이들은 ▶검찰은 조국 장관 가족에 대한 과잉 수사를 즉각 중단하고 검찰 개혁 조치에 환골탈태의 정신으로 순순히 응할 것 ▶집권 여당은 패스트트랙 안건을 시급하게 처리할 것 ▶자유한국당은 정상적인 정치에 복귀하고 20대 국회에 산적한 민생법안 등 처리에 전념할 것 ▶언론은 권력 탐닉과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보도 작태를 중단하고 정론직필에 나설 것 등을 요구했다.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누에다리를 사이로 '제9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 참석자들(오른쪽)과 '조국 장관 퇴진 촉구' 참가자들로 가득차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누에다리를 사이로 '제9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 참석자들(오른쪽)과 '조국 장관 퇴진 촉구' 참가자들로 가득차 있다. [연합뉴스]

황교익 칼럼니스트도 무대 에 올랐다. 황씨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할 때 캐치프레이즈가 ‘사람이 먼저다’라고 했는데, 조국 장관과 그 가족들에 행해지는 검찰 권력들의 행태를 보면 사람이 먼저인 게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국 장관을 사퇴시키면 검찰개혁을 뒤로 물릴 수 있고, 검사들은 이제까지 해왔던 거 계속 해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다. 검찰이 하고 있는 권력 남용을 멈추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외에도 개그맨 강성범,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양희삼 목사, 효림 스님 등이 연사로 나섰다.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도 무대에 올라 세월호 참사 전면 재수사를 요구했다.

지난 8차 집회와 마찬가지로 8차선 도로를 뒤덮는 크기의 태극기를 집회 참가자들의 머리 위로 이동시키는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태극기를 두르거나 태극기 일부가 그려진 피켓을 흔드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집회 도중 사회자 주도로 집회 참가자들이 검찰청을 향해 “최후통첩”이라 외치고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에서 열린 '문재인 퇴진ㆍ조국 구속 집회'에서 우리공화당 당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에서 열린 '문재인 퇴진ㆍ조국 구속 집회'에서 우리공화당 당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성모병원 앞 맞불 집회 열려 

한편 누에다리 건너편에서는 조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맞불 집회가 우리공화당과 자유연대 측의 주도로 열렸다. 서울성모병원부터 누에다리까지에 이르는 도로가 집회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우리공화당 측은 서울성모병원 앞에서 반포대교 남단까지 600m 구간을 행진하고 돌아오기도 했다. 이들은 ‘조국 구속’ ‘법치 수호’ ‘문재인 탄핵’ 등을 외쳤다. 한쪽에서는 박근혜 탄핵 무효 및 즉각석방 서명이 진행됐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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