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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태 한복판에 선 유시민 …짜깁기 편집 논란에 녹취록 전문 공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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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달 28일 오후 경남 창원시 경남도교통문화연수원에서 ‘언론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달 28일 오후 경남 창원시 경남도교통문화연수원에서 ‘언론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조국 사태’의 한복판에 올랐다. 특히 조국 법무부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자산관리인(PB) 김경록씨 인터뷰가 편집·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유 이사장은 유튜브 방송인 ‘알릴레오’에서 김씨 인터뷰를 내보내며 KBS 보도 등을 비판했지만, 오히려 자신과 정 교수에게 불리한 내용은 쏙 빼고 인터뷰를 편집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논란이 확산되자 유 이사장은 10일 노무현재단 홈페이지에 인터뷰 녹취록 전문을 띄웠다.

①초점 다른 해명?

유 이사장은 지난달 24일 ‘알릴레오’에서 “(정 교수가) 나중에 검찰에서 압수해서 장난을 칠 경우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에 동양대에 있는 컴퓨터와 집에 있는 컴퓨터를 다 복제하려고 반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정 교수 행위를 증거인멸로 봤는데, 유 이사장은 “증거 지키기”라며 정 교수를 방어한 것이다. 당시 김태규 부산지법 부장판사는 “아무 의미 없는 억지”라고 유 이사장을 비판했다.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이 유튜브 알릴레오 3회 방송을 통해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교수의 자산관리를 맡은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 김경록 차장과의 인터뷰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다. [알릴레오 유튜브 캡처=연합뉴스]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이 유튜브 알릴레오 3회 방송을 통해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교수의 자산관리를 맡은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 김경록 차장과의 인터뷰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다. [알릴레오 유튜브 캡처=연합뉴스]

김씨도 유 이사장과 인터뷰에서 컴퓨터 반출 등에 대해 “그 행위 자체로 증거인멸이라고 인정을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행위 당사자가 증거인멸을 인정한 것이다. 정 교수에게 불리하면서, 동시에 유 이사장 논리에 배치되는 발언이다. 유 이사장은 김씨 인터뷰를 다룬 지난 8일 ‘알릴레오’에서 이 발언은 내보내지 않았다.

이때문에 짜깁기 편집이라는 논란이 일자 유 이사장은 9일 ‘알릴레오’ 방송에서 관련 언급을 했다. 유 이사장은 한 방송사 보도를 거론하며 “편집하고 안 내보낸 부분을 중요하다고 봤는지 (이 방송사가) 리포트를 했다. 대표적인 게 정 교수가 (투자한) 코링크PE를 직접 운용했으면 코링크나, 익성(코링크PE 투자처)이나, WMF(〃)에 대해서 나(김씨)한테 물어볼 필요가 있겠느냐, 그 부분을 아주 잘 들리게 뉴스를 내보냈다”고 했다. 정 교수와 코링크PE 실제 운용은 무관하다는 취지의 김씨 발언이 보도에서 부각됐다는 얘기다. 해당 방송사 보도 내용은 증거인멸을 인정한 김씨 발언을 유 이사장이 빼고 방송했다는 점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때문에 유 이사장이 해당 보도의 초점과는 거리가 먼 해명을 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편집 논란이 계속 번지자 유 이사장은 10일 오후 김씨 인터뷰 전문을 공개했다. “‘알릴레오’ 제작진은 사안에 대한 사실 여부를 시민 여러분께 맡기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면서다.

지난 8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현관 앞을 한 관계자가 지나가고 있다. 6일 정경심 교수에 대해 2차 소환조사를 한 검찰은 추가 소환조사 방침을 밝힌 상태다. [연합뉴스]

지난 8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현관 앞을 한 관계자가 지나가고 있다. 6일 정경심 교수에 대해 2차 소환조사를 한 검찰은 추가 소환조사 방침을 밝힌 상태다. [연합뉴스]

②“PB 인터뷰 왜 안 내보냈나”VS“보도 나갔다”

유 이사장은 8일 방송에서 김씨의 KBS 인터뷰 사실을 언급하며 “(KBS가) 인터뷰를 하고는 기사도 안 내보내고, 검찰에다가 그 내용을 거의 실시간으로 흘려보낸다는 게 도대체 가능한 일인가”라고 말했다. 김씨가 유 이사장과 인터뷰에서 “(KBS와) 인터뷰를 하고 (검찰 조사실에) 들어왔는데 그 인터뷰한 내용이 검사 컴퓨터 대화창에…(있었다)”라고 말한 대목을 두고서다.

KBS는 “김씨 인터뷰 바로 다음 날인 지난달 11일 ‘9시 뉴스’에 두 꼭지(기사 2개)로 보도됐다”며 “취재원의 인터뷰 내용을 (검찰에) 유출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유 이사장은 9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KBS의 두 꼭지 보도에 대해 “그건 인터뷰 기사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KBS의 해당 보도는 김씨의 변조된 음성을 5차례 인용하는 형식이었다. 인터뷰 내용의 검찰 유출에 대해선 “통째로 넘겼다고 한 적이 없다. 그냥 흘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그러면서 “(KBS는) 팩트 취재 확인을 왜 꼭 검찰에서 하느냐”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해당 보도에 관여한 KBS 간부는 사내 게시판에 “취재원이 수사 과정에서도 일관성 있게 같은 진술을 하는지는 증언 신뢰도를 확인해볼 수 있는 수단”이라고 반박했다.

유 이사장은 KBS가 김씨 인터뷰를 왜곡해서 보도했다고도 비판했다. 이에 KBS 역시 이날 인터뷰 전문을 공개했다. KBS는 “조 장관과 정 교수는 사모펀드 운용 과정에 일체 개입한 바가 없다고 일관되게 설명했다”며 “KBS는 이 같은 주장과 배치되는 설명을 다름 아닌 정 교수의 자산관리인(김씨)으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논쟁이 되는 사안에서 중요 공적 인물의 주장과 반대되는 내용을 핵심 관련자로부터 처음 확보하게 됐고, 이 내용이 보도의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③“입만 열면 궤변”

‘조국 국면’에서 유 이사장의 발언은 연이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일 ‘알릴레오’에서 유 이사장은 현 검찰 수사를 “윤석열(검찰총장)의 난”으로 정의하며 “(10ㆍ26 직후) 정승화(당시 육군참모총장)한테 대든 전두환 신군부와 비슷한 정서”라고 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유 이사장을 향해 “입만 열면 궤변”이라며 “‘닳고 닳아버린’ 문제의식과 ‘썩어버린’ 양심의 소유자”라고 비판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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