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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학입시 비리 연루 학부모에 징역 1개월…솜방망이 처벌 논란

중앙일보

입력

미국 대학 입시비리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그레고리 애벗(왼쪽)과 마샤 애벗 부부. [AP=연합뉴스]

미국 대학 입시비리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그레고리 애벗(왼쪽)과 마샤 애벗 부부. [AP=연합뉴스]

'미국판 스카이캐슬'로 불린 대형 대학 입시비리 사건에 연루된 학부모 부부에게 각각 징역 1개월이 선고돼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일었다.

보스턴 연방지방법원은 8일(현지시간) 사기와 공모 혐의로 뉴욕 소재 포장업체 대표인 그레고리 애벗과 전직 언론인인 아내 마샤에게 각각 징역 1개월을 선고했다고 AP통신과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부부가 나란히 징역형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부부는 딸이 응시한 SAT·ACT 등 대입 시험 점수를 더 얻기 위해 감독관을 매수하고 일부 과목의 성적을 조작하는데 총 12만5000달러(약 1억5000만원)의 뒷돈을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애벗 부부가 딸을 명문대인 듀크대에 진학시킬 목적으로 점수 조작을 시도했다며 각각 징역 8개월과 벌금 4만달러(4700만원)를 구형했다.

이들은 지난달 선고를 앞두고 보스턴 연방지방법원의 인디라 탈와니 판사에게 '반성문'을 보내며 선처를 바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레고리는 편지에 "대중이 느끼는 것처럼 자신도 자기 행동에 대해 분노를 느낀다"면서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으며 부끄러움과 책임을 인정한다"고 적었다.

아내 마샤도 "입시비리의 총괄 설계자인 윌리엄 릭 싱어 컨설턴트가 처음 부정행위를 제안했을 때 거절했어야 했지만 마치 그가 생명줄처럼 보였다"면서 "내가 포기한다면 딸이 어떻게 될지 걱정됐다"고 썼다.

이번 입시비리 사건으로 이미 선고를 받은 이들은 총 5명이다. 하지만 최소 징역 14일부터 최대 5개월 형을 받아 처벌이 약한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입시비리 관련 기소를 전담한 매사추세츠 연방 검찰청 앤드루 렐링 검사는 "애벗 부부 등과 달리 혐의를 부인하는 다른 피고인들에게는 더 긴 형량을 구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렐링 검사는 50만달러(5억6700만원)를 주고 두 딸을 명문대에 부정 입학시킨 TV스타 로리 러프린을 지목하며 "이들이 무죄를 주장할수록 장기 형량을 구형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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